칼럼 기악과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만남 - 협주곡 - 음악, 편안하게 들읍시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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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1,837회 작성일 23-03-14 09:00본문
클래식 음악의 여러 장르 중에 가장 즐겨 듣는 인기 있는 장르가 협주곡이다. 기악과 오케스트라의 특별한 만남으로 불리는 협주곡은 세밀하고 정교한 기악 연주의 매력과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 오케스트라의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는 아주 특별한 장르다. 특출한 독주자와 리더십이 뛰어난 지휘자, 그리고 웅장한 위용을 지닌 오케스트라까지 이 모든 것이 삼위일체가 되어 만드는 음악이 협주곡이다.
> 협주곡이란?
협주곡은 특정한 악기를 위해 만들어진 규모가 꽤 큰 작품이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트럼펫 등의 특정 악기 하나에 꽤 큰 오케스트라가 따르는데, 이것은 오케스트라가 하나의 주요 악기에 반주한다는 뜻이 아니라, 작곡가가 생각한 음악적인 사상을 특정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대등한 자격으로 연주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협주곡은 대개 3악장으로 구성되어 빠르고-느리고-빠른 템포의 변화로 표현되는데, 이러한 변화와 대비를 통해 창조되는, 음악의 다양성이 가장 잘 반영되어 있는 것이 협주곡이기도 하다.
> 협주곡 역사와 종류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들과 헨델의 합주협주곡 등 피아노가 발명되기 전에는 바이올린과 쳄발로와 하프시코드 등이 주가 되는 협주곡들이 존재하였으며, 하이든의 첼로협주곡과 트럼펫 협주곡도 오랜 역사를 지닌 협주곡이다. 또한, 협주곡은 모차르트가 꽃을 피운 특별한 장르로도 유명한데, 모차르트는 27개의 피아노 협주곡과 5개의 바이올린 협주곡, 2개의 플루트 협주곡과 클라리넷 협주곡 등 다양한 악기의 특성을 살린 아름다운 협주곡들을 남겼다. 이후 베토벤은 5개의 피아노 협주곡과 바이올린 협주곡, 그리고 삼중 협주곡을, 쇼팽은 2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멘델스존은 바이올린 협주곡과 피아노 협주곡을, 슈만은 피아노 협주곡과 첼로 협주곡을, 브람스는 2개의 피아노 협주곡과 바이올린 협주곡을 남기는 등 협주곡은 모든 유명 작곡가의 기본 레퍼토리로 그 인기를 누려왔다. 쇼팽, 리스트, 파가니니 등 당대의 유명 연주자 겸 작곡가들은 불세출의 협주곡들을 만들어 자신이 직접 초연했으며, 차이코프스키와 브람스, 드보르작 등은 친분이 있던 유명 연주자들을 위해 협주곡을 작곡해 헌정하는 등 작곡의 동기와 연주의 다양성이 매우 많은 것도 협주곡의 특성이다. 실제로 하모니카에서부터 그랜드 오르간까지 거의 모든 악기를 위한 협주곡이 존재하듯, 협주곡은 모든 악기를 상대로 작곡할 수 있다.
여기에 협주곡은 더욱 진화하여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 바이올린과 피아노, 첼로를 위한 삼중 협주곡, 그리고 여기에 피아노와 대규모 합창까지 포함되는 베토벤의 코랄 판타지까지 다양한 형식의 협주곡들이 있으며, 피아노의 기인으로 불리는 올리 머스토넨은 바이올린 협주곡을 피아노 협주곡으로 편곡하여 연주하는 등 실험적인 연주까지 포함한다면 협주곡의 범위는 더욱 광범위해진다.
> 카덴차 (협주곡의 꽃)
협주곡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매력에는 카덴차(cadenza)라는 것이 있다. 카덴차는 협연자의 독주 악기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으로 협주곡의 1악장 끝부분에서 대체로 연주되는데, 카덴차가 연주되는 동안 오케스트라는 아예 연주를 멈추고 독주자의 열연을 지켜보곤 한다. 독주자 즉, 협연자는 카덴차에서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악기로 들려줄 수 있는 최대한의 기교와 연주를 들려준다. 그래서 카덴차는 정열과 환상, 열정, 그리고 혼신을 다한 열연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마치 재즈의 즉흥연주처럼 카덴차는 협주곡의 꽃으로 협연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카덴차는 협주곡에서 또 다른 감상의 묘미를 제공하는데, 똑같은 협주곡을 연주했을 때 협연자에 따라 카덴차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협연자는 자신이 직접 카덴차를 작곡해서 연주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해서 유명해진 카덴차에는 연주자의 이름이 유명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카덴차들 중에서 연주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것을 골라 연주하는 것이다.
> 감상 포인트
그래도 협주곡의 묘미는 협연자와 지휘자 간의 조화와 대비를 통해 만들어내는 독창성에 있다.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서로 주고받듯이 펼치는 불꽃 튀는 전개, 그리고 작품의 전체를 만드는데 완벽한 협조를 이루는 모든 연주자들의 노력이 감동으로 전해지는 음악이 협주곡이다. 그래서 최고의 독주자와 최고의 지휘자, 그리고 일류 오케스트라가 만났다고 결코 최고의 협연이 되는 것이 아니다. 과거 협주곡의 명반들을 돌아보면 최고의 협연자와 지휘자의 만남이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최상의 만남으로 만들어내는 최고의 연주가 명반으로 전해지는 것이 바로 협주곡인 것이다. 기악과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만남을 통해 작은 감동으로 전해지는 협주곡은 그래서 클래식 음악의 문외한도 쉽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그런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 협주곡 필청 리스트
1. 바이올린 협주곡
3대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 + 차이콥스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과 5번, 베토벤의 로망스,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 파가니니 / 생상스 / 시벨리우스 /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쇼송의 시곡 등
2. 피아노 협주곡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21번, 23번, 26번, 27번,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과 제5번 황제, 쇼팽 / 리스트 / 슈만 / 차이콥스키 / 그리그 / 거슈인 피아노 협주곡,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과 3번
3. 첼로 협주곡
보케리니 / 하이든 / 슈만 / 드보르작 / 엘가 첼로 협주곡
4. 그 외 주요 협주곡
모차르트의 합주 교향곡, 베토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첼로를 위한 삼중 협주곡,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 베토벤의 코랄 판타지(합창환상곡), 모차르트의 플루트 / 클라리넷 / 오보에 / 호른 협주곡, 하이의 트럼펫 협주곡, 로드리고의 기타 협주곡 <아랑후에즈>,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 등
송정호 <음악칼럼니스트>
필자인 송정호씨는 음악칼럼니스트로서 중앙일보와 한국일보 등의 주요 일간지에 음악 칼럼을 연재했으며, 한국에서 폴리그램, EMI, 워너뮤직 등 굵직한 음반회사의 마케팅 팀장을 지냈습니다. 현재 ‘테마로 떠나는 음악여행’이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음악강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컬럼 제공: 송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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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M PRESS TORONTO 3월호,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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