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슬프도록 아름답게, 눈물 나도록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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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1,433회 작성일 22-10-24 08:44본문
청명한 가을 햇살을 받으며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을 듣는 여유를 느껴본다면 어떨까?
이 곡은 엄격했던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드가 “이 곡은 청중들의 갈채와 눈물을 자아냈다”라고 말한 아름다운 곡으로,
특히 제2악장 안단테의 느리고 감상적인 선율이 스웨덴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 삽입되어 유명해진 곡이다.
음악이 영화를 만났을 때 31
모차르트 연주의 대가인 지휘자 브루노 발터는 생전에 그의 리허설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떨리는 음성으로 이렇게 호소했다. “슬프도록 아름
답게.. 눈물 나도록 아름답게..” 누군가 나에게 “클래식 음악을 처음 들으려고 하는데 무슨 음악을 들어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모차르트의 음악을 권한다. 나 또한 20여 년 전 모차르트의 음악을 통해 클래식을 처음 접하였으며, 그의 천재성에 감탄하고, 순수함에 매료되어 클래
식 음악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음악이 지닌 순진무구함과 영원불멸의 위대함은 이제 나에게 잃어버린 정신의 고향과도 같은 포근함을 준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모차르트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제21번 <엘비라 마디간>
푸른 들판, 그 한가운데에 한 쌍의 젊은 남녀가 있다. 아주 평화로운 풍경이다. 그 그림 같은 영상 위로 아름다운 선율이 흐른다. 그 선율은 짧게 반복되고, 또 반복되지만,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자연 속에서 어우러지는 두 연인의 사랑은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만큼 아름답다. 그러나 그 사랑은 큰 비극을 암시하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사랑이다. 도망쳐 나온 여자 줄타기 곡예사와 탈영한 유부남 장교와의 사랑. 그들의 도피행각은 오래가지 못한다. 막다른데 까지 이른 두 사람은 권총으로 동반자살을 시도한다. 사랑을 위해 기꺼이 죽음을 택한 것이다. 여주인공의 이름을 딴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대략적인 줄거리이다.
이 영화에서 피아노협주곡 제21번 제2악장의 애틋한 선율은 사랑을 나누는 행복의 순간과 죽음에 이른 비극적인 순간에도 똑같이 반복해서 흐른다.
같은 음악으로 서로 대비되는 사랑과 죽음의 극한 감정을 고조시키고, 그림 같은 영상을 더욱 아름답게 채색하면서 이 영화에서 음악은 훌륭한 조연 역할을 한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모차르트 음악의 진수를 보여준 영화이다. 그 해 이 곡은 클래식 음악으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차트에서 TOP 10에 진입하였으며, 200년 전 작곡된 음악이 다시금 대중에게 인기를 얻어, 2악장만 따로 <엘비라 마디간> 협주곡으로 부르게 되었다.
산다는 것은 모차르트 음악을 듣는 것
영화 <아마데우스>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비운의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음악에는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이 담겨 있으며, 천사와 같은 순수한 시정과 따뜻한 인간애를 지니고 있다. 모차르트는 5세 때 글을 배우기도 전에 작곡을 시작하여 30년 동안 초인적인 작곡 능력으로 1,000여 곡의 귀중한 유산을 우리에게 남겼다. 그가 10년만 더 살았어도 인류의 음악사는 크게 바뀌었을 것이라는 아쉬운 가정도 해보지만, 35세의 짧은 생애 동안 영원불멸의 업적을 남긴 그의 삶은 분명 축복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거짓으로 꾸밀” 필요가 없다. 순수하게 음악적으로 느낄 수 있으면 된다. 들리는 대로,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모차르트 자신이 천재적 재능으로 별도의 수정 없이 악보를 써 내려갔듯이, 우리는 어떠한 조건이나 선입견 없이 그의 음악을 감상하면 된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사람은 희망으로 살아간다”며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죄수들에게 들려주었던 또 다른 모차르트의 오페라 아리아도 음악을 통해 희망, 자유, 순수의 동경으로 우리를 감동시켰으며, 잊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나의 기억에 남아있다.
20세기의 위대한 물리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어떤 이가 “죽음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죽음이란 ... 모차르트의 음악을 못 듣게 되는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한다. 그의 삶에 있어서 모차르트 음악의 중요한 의미를 개인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는 그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그래서 클래식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 모차르트의 음악을 주저 없이 권하는 것이고, 그가 남긴 천상의 화음을 통해 잃어버린 순수를 회복하길 바란다. 모차르트의 음악에는 음악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으며, 그 쾌활함과 순수함, 고귀한 슬픔을 통해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켜주는 아름다움이있다. 화창한 가을 하늘 아래 마음의 문을 열고, 모차르트의 음악을 가슴으로 느껴 보시기를 바랍니다.
컬럼 제공: 송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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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M PRESS TORONTO 10월호,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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