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음악의 품격, 그 아름다움

본문 바로가기
Canada Korea
사이트 내 전체검색

칼럼 영화 음악의 품격, 그 아름다움

페이지 정보

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1,117회 작성일 22-09-21 16:29

본문

영화 <배리 린든>은 기만과 허영에 가득한 한 인간의 운명을 고색창연한 카메라 연출과 

강렬한 테마음악으로 장중하게 그려낸 한 편의 대 서사시이다. 

영화는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감독의 강렬한 의지가 돋보이는 걸작이다.



배리 린든(Barry Lyndon)

1975년작 


음악 – 레너드 로젠만

감독 – 스탠리 큐브릭

주연 – 라이언 오닐, 

          마리사 베렌슨

643329673_lbZvfQHP_d318303573c3ff1038268d381504e6889d1247a9.jpg

음악이 영화를 만났을 때 30

'윌리엄 마이크 피스 새커리'의 소설을 영화화 한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자연광과 촛불만을 사용하는 획기적인 촬영기법으로 한 편의 수채화와 같은 아름다운 영상미를 연출했으며, 여기에 헨델의 '사라방드'와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2번’을 편곡한 클래식 음악의 미학을 가미하여, 영국 7년 전쟁 등 역사의 거대한 흐름에 휘말리는 아일랜드 출신의 한 청년의 인생을 따라간다.


음악과 미술의 조화로운 만남

영화 <배리 린든>은 뇌리를 치듯 강렬한 음악 헨델의 ‘사라방드’로 시작된다. 감독과 주연 배우 2명의 이름과 제목이 뜨는 단순한 오프닝 장면서부터 흐르는 ‘사라방드’는 그 울림 하나만으로 관객을 휘어잡으며 183분의 러닝 타임을 주도한다.

오래된 유화처럼 깊은 톤의 영상과 함께 클래식 명곡들을 감상하는 즐거움 만으로 3시간이 넘는 긴 시간이 지루함없이 빠르게 지나간다. 큐브릭감독은 18세기 영국 상류사회의 풍경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전기 조명을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 

모든 장면을 자연광과 촛불 조명만으로 촬영하기 위해서 NASA가 아폴로 달 착륙을 촬영하기 위해 개발했던 특수 렌즈를 개조하여 사용했으며, 그럼에도 워낙 조도가 낮아 포커스를 맞추기 어려웠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느리고 우아하게 움직이는 배우들의 연기를 요구했으며, 결과적으로 큐브릭의 이런 연출은 18세기의 완벽한 재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게다가, 18세기 화가 윌리엄 호가스, 장 앙투안 와토, 토마스 게인즈버러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연출한 눈부신 영상미는 마치 아름다운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황홀함에 빠지게 한다. 태양이 빛나고, 구름이 지나가고, 강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18세기 화가의 시선으로 담기 위해 큐브릭 감독은 촬영에만 무려 300일을 소비했다고 한다.


643329673_Jl5tZuUz_d78629e6a19d871a707a6dfbf74ebed7c52ae275.png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해명성을 얻는다는 것이 그렇게도 중요한 것일까? 18세기 아일랜드 농촌 출신의 청년 레드몬드 배리는 군대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뒤에 도박으로 돈을 벌고 그 힘을 빌려 출세하고 결혼을 통해 귀족 신분까지 얻게 된다. 그리고 신분상승을 위해서는 기만과 악행도 일삼는 비열한 인간이 되어 간다. 

결국 끝없는 욕망에 스스로 파멸하여 모든 것을 잃고 몰락해 가는 인물, 배리의 인생을 큐브릭 감독은 헨델의 ‘사라방드’와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2번’을 사용하여 냉소적이고 담담하게 그려 나간다.


643329673_b70I8YWr_3cc91d777a000843f68bcf5606a1a3d4ae9abc86.png


헨델의 ‘사라방드’는 원래 하프시코드 독주용으로 작곡된 곡이다. 큐브릭은 이 곡의 웅장함을 더하기 위해 관현악을 편성하여 연주한다. 

메인 타이들과 엔딩 크레딧에 장엄하게 흐르는 이 곡은 한 인간의 운명과 타락을 그린 이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운명의 흐름이 바뀌는 결투나 전쟁의 장면에서 흐르는 ‘사라방드’는 영화 속의 절대적인 테마 음악으로 마치 신의 목소리나 의지처럼 느껴진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인간에게는 한계가 있다는 보편적인 진실을 말없이 깨우치는 듯하다. 반면에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2번’은 배리의 감정이 극적으로 바뀔 때마다 등장한다. 


643329673_nVS5xBA0_f04c6a6685a0427375c8c777ca2be986a6100c18.png


배리와 린든부인이 처음 만나 사랑하는 과정과 갈등속에서 헤어지는 장면에서 동일하게 흐르는 이 곡은 정반대의 상황과 극단적인 감정에서 묘하게도 그 감정을 고조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사랑할 때는 낭만적으로 들리는 음악이 이별할 때는 몹시도 차갑고 슬프게 느껴지는 것이 경이로울 따름이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 하나씩 모든 것을 잃어가는 파멸의 과정에서 흐르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그리고 첼로의 서로 다른 악기의 감정이 도드라지듯 드러내다가 섞이면서 한 인간의 마지막을 쓸쓸히 묘사하고 있다.


643329673_RgYlabB3_69304b94bb8b508e6d7d3dd2dcdc00fdbfd4eec9.png


이외에도 18세기 재래식 무기로 벌이는 무모하기만 했던 리얼한 전쟁장면에서 흐르는 하이든의 교향곡과 여러 변주의 형태로 흐르는 클래식 곡들의 미학은 음악이 상황에 맞춰 변주하면서 영상미와 인물들의 감정을 고조시키면서 또 통일성을 부여한다. 영화 <배리 린든>은 클래식 음악이 지닌 눈부신 아름다움을 통해 영화에서 음악이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전형을 제시했으며, 예술영화와 상업영화의 경계에 위치한 영화 미학의 대표작이다.



컬럼 제공: 송정호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hsong0713


CBM PRESS TORONTO 9월호, 2022

페이스북 : @cbmtoronto

인스타그램 : @cbm_press_toronto_

Copyright© 2014-2022 CBM PRESS TORONTO All rights reserved.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CBM 자막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37건 14 페이지
토론토 뉴스 목록

가까이 있는 게 흐릿해, '노안' 늦추는 방법?

작성자: Toronto, 작성일: 10-12, 조회: 1481
눈을 뜬 순간부터 잠에 들기까지, 디지털 기기를 항시 사용하는 현대인들의 눈 건강은 매 순간 위협 받고 있습니다. 눈이 건조해지는 '안구건조증'은 만성질환일 정도로 빈번하게 나타나며 '노안'이 찾아오는 시기도 점점 빨라지는 추세입니다.노안은 수정체나 수정체 두께를 조절하는 근육인 모양체의 탄력...

예쁜 마녀들의 TOP4 뷰티 시크릿

작성자: Toronto, 작성일: 10-11, 조회: 1490
취/향/저/격 할로윈 뷰티 포인트 완전 정복!1. 둥그스름 호박처럼 불룩한 이중턱 완전 소멸 ‘벨카이라 이중턱 주사’이번 할로윈엔 벨카이라 이중턱 주사 시술로 두툼하고 부해 보이는 ‘호박형’ 얼굴형과 안전 이별 하자! 턱 밑 지방 이중턱 개선 주사제로 유일하게 FDA 승인을 받은...

왜 가을에 보약을 먹어야 하나요?

작성자: Toronto, 작성일: 10-10, 조회: 1406
습하고 더웠던 여름을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어 목이 칼칼해지고 콧물을 훌쩍이는 가을.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감기 같은 호흡기 질환이 많이 발생합니다.환절기에는 아침저녁 일교차가 크고 습도 차이도 큽니다. 이러한 기온 차나 습도차가 심할 때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

자주 물어보시는 질문들 (Q & A) 1편

작성자: Toronto, 작성일: 10-06, 조회: 1534
최근 어머님들께서 자주 물어보시는 질문들 위주로 추려 답을 적어보았습니다. 혹시 다른 질문이 있으시면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다음번 지면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info@sleepingcutiesbaby.com) 1. Crib(아기침대)에서는 언제 다음 침대로 바꿔주면 되나요?최근 문의 주신 어머님께서 수면교...

영화 음악의 품격, 그 아름다움

작성자: Toronto, 작성일: 09-21, 조회: 1118
영화 <배리 린든>은 기만과 허영에 가득한 한 인간의 운명을 고색창연한 카메라 연출과 강렬한 테마음악으로 장중하게 그려낸 한 편의 대 서사시이다. 영화는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감독의 강렬한 의지가 돋보이는 걸작이다.배리 린든(Barry Lyndon)1975년작 음악 – 레...

IELTS 출제 빈도가 높은 문제 - 라이팅

작성자: Toronto, 작성일: 09-19, 조회: 1160
IELTS Writing Task 2, Essay의 주제로 자주 등장하는 문제들을 가지고 계속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Writing이든 Speaking이든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뭐라고 써야 할지 모르겠다.” 입니다. 질문조차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는...

아기의 발달에 따른 책육아, 어떻게 할까?

작성자: Toronto, 작성일: 09-07, 조회: 1509
책육아를 쉽게 정의하자면 ‘아기의 발달 단계에 맞춘 책놀이’ 입니다. 1세 이전의 아기들은 감각정보를 우선으로 받아들이고 학습을 시작하기때문에, 아기들에게 책을 주더라도 책을 빨면서 구강탐색을 하거나 책을 팡팡치고 종이를 쥐면서 손과 발을 통해 감각적으로 책을 접하게 됩니다. 아기에게 편안하...

수면 교육 중 흔히 일어나는 실수들

작성자: Toronto, 작성일: 09-06, 조회: 1154
요즘같이 정보가 풍부한 세계에서는 부모님들께서도 수면교육에 관한 정보를 많이 얻으실 수 있습니다. 수면교육 전문가를 통하지 않고도 집에서 엄마표 & 아빠표 수면교육을 시작하시는 경우도 많고요. 이번호는 엄마표 수면교육을 하실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준비했습니다. 실제 여러 어머님들과 교육을 진행하던...

센테니얼 컬리지 뉴스레터 - 센테니얼 컬리지와 함께하는 전자 섬유, 교통/항공 솔루션 연구

작성자: Toronto, 작성일: 09-06, 조회: 15264
센테니얼 컬리지 뉴스레터 - 2022. September:: 센테니얼 컬리지와 함께하는 전자 섬유, 교통/항공 솔루션 연구 ::센테니얼 컬리지, 캐나다 국립 과학기술 연구위원회로부터 4백만 달러 공동 투자 유치- 지난 4월부터 센테니얼 컬리지는 협력 교육 기관들과 함께 캐나다 국립 과학기술 연구위원(NSERC)으...

자산을 이용하여 모기지 받는 법

작성자: Toronto, 작성일: 09-06, 조회: 1639
은행들의 모든 모기지 프로그램에서는, 시중은행이 아닌 2차 금융기관들이라 할지라도, 소득을 요구합니다. 일반적으로 연 소득의 4.5배 정도가 모기지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인데, 금리 인상으로 현재는 소득의 4배정도를 받을 수 있는 모기지 금액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금리는 오르고 모기지 금액은 줄어들어서 모기지 받기가 훨씬 ...

변경되는 연방급행이민 Express Entry 선발 방법

작성자: Toronto, 작성일: 09-04, 조회: 1935
2023년 상반기부터 Express Entry 선발 방법에 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현재 2023년 1분기에 시행하기 위한 기술적인 시스템 준비를 하고 있으며, EE 시스템에 새로운 선발 기준이 도입될 예정입니다.Express Entry는 캐나다 연방 이민 프로그램으로 지원자의 나이, 학력, 언어성적, 경력 등을 바탕으로...

Vintage 보석 디자인 이야기 - Hollywood

작성자: Toronto, 작성일: 09-03, 조회: 1960
세계 대공황을 거치면서 미국의 부유한 소비자층이 사라지면서 사치품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 힘든 시기에 영화산업은 대중에게 화려함의 갈망을 해결해주고, 트렌드가 되어오던 브랜드들은 Hollywood 영화배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합니다.미국 여배우 아이린 던의 하얀 털 코드와 다이아몬드, 깃털 무늬의 조합...

스컬트라 주사, 피부의 마법사! 탄력과 볼륨을 되돌리는 마법

작성자: Toronto, 작성일: 09-02, 조회: 1264
피부노화는 보통 20대부터 시작되는데, 30-40대가 넘어가면서 가속도가 붙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피부노화는 20대가 느끼기엔 거리가 멀 것 같지만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생활 습관, 무리한 다이어트, 흡연, 음주 등으로 인해 20대 중후반대로 오면서 탄력 있고 촉촉하던 피부는 생기를 잃게 됩니다. 이 시기에 눈...

콜레스테롤. 무조건 낮춰야 한다? NO! 중요한 건 밸런스!

작성자: Toronto, 작성일: 09-01, 조회: 1393
 ⦿ 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콜레스테롤을 무작정 낮추는 것이 좋을까요?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무턱대고 콜레스테롤을 낮출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알고 보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콜레스테롤이 체내에서 하는 역할은 다양합니다.⦿ 착한 콜...

가파른 금리 상승의 시기, 앞으로의 모기지 금리 전망과 대응책

작성자: Toronto, 작성일: 08-31, 조회: 1646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3일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5%에서 2.5%로 100 bps (1.0%) 올렸습니다. 중앙은행은 올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4, 6월 두 차례 연속 0.5%포인트씩 올렸습니다. 올해 2월, 0.25% 이던 기준금리가 7월13일에 2.5%까...

출산 후 주의해야할 자세

작성자: Toronto, 작성일: 08-31, 조회: 1336
오랫동안 기다렸던 아가와의  즐거운 만남도 잠깜  출산과 함께 찾아온 모유수유와 육아를 해야되는 상황은 자칫 잘 못하면 산모에게 갑작스러운 근육통이나 고질병으로 겪던 통증이 다시 나타나게 하기도 합니다. 특히나 많은 엄마들이 아기들을 재우고 수유하는 자세를 2시간 혹은 3시간 마다 반복하다 보니...
게시물 검색

공지사항

  • 게시물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CBM PRESS TORONTO - 2024년 05월호 CBM TORONTO (Vol.116)
CBM PRESS TORONTO - 2024년 4월호 CBM TORONTO (Vol.115)
CBM PRESS TORONTO - 2024년 3월호 CBM TORONTO (Vol.114)
Copyright © cbmpress.com. All rights reserved.
모바일버전 보기
Developed by Vanple Networks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