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랑은 사월의 장미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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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1,439회 작성일 22-04-23 14:15본문
영화는 잊혀도 음악이 남아, 매년 4월이면 이 노래를 듣는다.<Love is a many splendoredthing>은 수많은 가수와 다양한 장르의 연주로,사랑을 눈부시게 빛나는 봄날에 비유하여 예찬한다. 한수인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로 만든 <모정>은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 이야기다.
음악이 영화를 만났을 때 25
“사랑은 눈부시게 빛나는 것으로 가득 찬 4월의 장미와 같다". 시처럼 보이지만 고전 영화 <모정>의 주제가 첫 소절이며, 동명 소설과 영화의 원제목이기도 하다. 결말은 비록 비극으로 끝나지만, 제목에서 느껴지는 동서양의 감정은 사뭇 달라 보인다. ‘사랑은 ‘눈부시게 빛나는 것’이라는 원제목은 비록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도 사랑은 가장 기쁘고 행복하게 빛나는 순간을 뜻한다. 반면에 한국과 일본에서 한자로 번안된 제목 <모정(慕情)>은 그리움과 슬픔의 뜻을 내포한다. 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4월의 봄날 한편의 영화를 통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음악을 나누고 싶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중국 공산화가 가속되던 1949년의 홍콩은 공산화된 중국을 피해 몰려든 피난민들로 북새통을 이룬 대혼란의 시기였다.
중국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여의사 한수인은 아버지의 나라 중국에서 피난 온 가난하고 굶주린 이민자들을 사랑과 헌신으로 돌보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늘 피곤함에 지친 수인이 기분전환으로 찾은 파티에서 미국 기자 마크 엘리엇과 운명적 만남을 통해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혼혈아라는 수인의 태생적 차별과 유부남이었던 마크의 구속된 신분으로 인해 홍콩의 좁은 외국인 사회에서는 두 사람의 사랑을 조롱하고 냉대한다. 그런데도 수인과 마크의 사랑은 반복되는 아름다운 테마 음악과 함께 깊어만 간다.
사랑을 나누는 장면마다 테마 곡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은 다양한 연주로 변주하면서, 사랑의 주제를 지배하고 발전 시켜 나간다.
중국 공산당에 처형된 남편과 사별한 지 얼마 안 된 수인의 처지와 별거 중인 아내에게 이혼을 애걸하는 마크의 상황은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진실하고 뜨겁기만 하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가를 수 없었던 그들의 사랑은 이듬해 발발한 6.25 전쟁에 종군기자로 파견된 마크의 죽음으로 끝난다.
곧 돌아오겠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떠난 마크를 잊지 못하고 수인은 그들만의 추억의 장소인 병원 뒤 언덕을 찾는다. 마크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수인의 마음속에는 그를 향한 사랑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추억의 언덕길을 걸으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 마지막 장면은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최고의 명장면으로 긴 여운을 남긴다. 중국 내전이 종식되면서 마오쩌둥이 중화인민 공화국을 선포한 1949년과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격동의 시대에 혼란의 도시 홍콩에서 있었던 자전적 실화인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사회, 문화의 의상 등을 엿볼 수 있고, 미개발의 옛 홍콩의 모습을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점도 영화의 또 다른 재미다.
영원한 사랑 연가
<영화를 통해 알려지고, 영화보다 더 유명해진 주제곡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은 새미페인(작곡)과 폴 F 웹스터(작사)의 공동작업으로 만들어져 1955년 아카데미 주제가 상을 받았고, 주제가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팝 차트 1위에 오를 만큼 사랑받았다. 영화에서는 20세기 폭스 합창단이 불렀지만, 원래는 포 에이시스(Four Aces)가 녹음했다가 영화 완성단계에서 변경된 일화가 있다. 이후 앤디 윌리엄스, 잉글버트 험퍼딩크, 배리 매닐로우, 비틀즈의 링고 스타, 자니 마티스, 디나 워싱톤, 커니 프란시스, 냇 킹 콜, 프랭크 시내트라, 케니 로저스 등 수많은 가수들이 불렀고, 재즈 거장들의 다양한 연주와 뮤지컬 영화 <그리스>에 삽입될 정도로 영원한 사랑 연가로 인기를 이어 오고 있다.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쓴 작가 한수인은 2010년 95세의 나이로 스위스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중국인 아버지와 벨기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베이징과 브뤼셀에서 의학을 전공한 의사였다. 한국전쟁에서 세상을 떠난 호주 출신 종군기자였던 남편과의 사랑 이야기를 모태로 혼혈이라서 받은 차별을 주제로 발표했던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 영화 <모정>이다.
컬럼 제공: 송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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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M PRESS TORONTO 4월호,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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