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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뉴욕이 음악을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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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1,866회 작성일 21-12-0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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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음악의 장르로 표현하자면 아마도 재즈가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고풍스러운 향기와 매혹적인 재즈 스탠다드로 가득한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연말연시에 딱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음악이 영화를 만났을 때 21

로맨틱 코미디의 대모로 불리는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 노라 에프런은 뉴욕에서 태어나 2012년 뉴욕 맨해튼에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줄곧 뉴욕에서만 살았던 그야말로 토박이 ‘뉴요커’였다. 뉴욕 포스트 신문기자로 시작하여 뉴욕 타임즈의 편집장에 오른 언론인 출신으로 뉴욕이라는 도회적 배경의 가을과 겨울이라는 특별한 계절적 이미지, 그리고 서양 기념일의 설레는 분위기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영화 속에 아름답게 끼워 넣는다. 그녀의 히트작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는 뉴욕의 야경과 송년의 밤을,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밸런타인데이를 묶어 사랑을 완성한다. 그리고 <유브 갓 메일>에서는 인터넷 시대 초창기, 채팅이라는 사이버 공간 속에서 번화가와 변두리, 첨단과 전통이 공존하는 뉴욕의 양면성을 소재로 전체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풀어간다. 그녀의 대표작인 위 작품들의 공통점은 재치 있고 상큼 발랄한 배우 멕 라이언이 여주인공으로 등장한 점과 사랑스러운 음악들로 관객의 감동과 공감대를 이끌어 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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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감각을 지닌 로맨틱 코미디의 효시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은 상상 속 선망의 대상이 결코 아니다.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젊은 남녀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때론 유쾌하게 과장하면서 하염없이 늘어놓는 수다꾼들이다. 그러면서도 해리와 샐리의 연애관은 너무나 다르다. 해리는 섹스가 있는 한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믿는 보수적 경향의 남자인 반면, 샐리는 남녀 친구 사이에 섹스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믿는 다소 개방적인 여자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 처음 만나는 날부터 티격태격 싸웠던 평범한 친구 사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10년이 지난 후 우연히 서점에서 만난 두 사람은 단둘이 저녁 식사를 하면서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해리는 이혼했고, 샐리는 애인과 헤어진 상태다. 둘은 동성 간 친구보다도 더 솔직한 연애담을 쏟아내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간다. 이들은 또 다른 사랑으로 위로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기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쏟아 낼 말 상대가 필요했기 때문에 장시간의 대화를 통해 친밀감을 느끼고 자연스러운 사랑이 싹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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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풍경속에 펼쳐진 재즈 향연 

영화는 서로 너무나 달랐던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동질감을 회복하면서 사랑을 확인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순간순간의 에피소드들이 뉴욕의 가을과 겨울의 풍경으로 펼쳐지고, 여기에 매혹적인 재즈 음악들이 더해져 따뜻한 감동으로 연결해 준다. 아마도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만큼 음악이 영화와 보조를 잘 맞춘 경우는 흔치 않다. 음악은 영화가 비추는 계절의 흐름을 노래해 주고, 스크린의 분위기를 아늑하게 끌고 간다. 아름다운 뉴욕의 가을을 거닐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해리 코닉 주니어의 연주곡 ‘Autumn In New York’이 흐른다. 어느새 장면이 바뀌어 겨울이 되면 레이 찰스가 흥겹게 부르는 ‘Winter Wonderland’에 맞춰 뉴욕의 활기찬 거리가 비춰지고, 영상과 음악만으로 뉴욕의 겨울을 찬미한다. 그리고 송년의 밤 파티에서 두 사람이 껴안고 춤을 추면서 독신의 쓸쓸한 새해를 맞이할 때, 이들은 해리 코닉 주니어가 부르는 ‘I Could Write A Book’을 듣고 상념에 젖는다. 1년의 세월이 흐르고 해리와 다툰 후에 혼자 쓸쓸히 크리스마스를 맞는 샐리는 빙 크로스비의 감미로운 캐럴을 들으면서 우울함만 키운다. 해리와 샐리가 엇갈리는 행보에서 서로의 존재감을 느끼고 비로소 사랑을 깨달을 때, 프랭크 시내트라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It Had To Be You’가 나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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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며 영화 전체를 이끌어 가는데, 처음 메인 타이틀이 나올 때 피아노를 중심으로 연주되던 경쾌한 음악은 시내트라의 포근한 노래로 클라이맥스를 이끌고, 마지막에는 해리 코닉 주니어의 매혹적인 목소리로 해피 엔딩을 마무리한다. 영화 <카사블랑카>에서도 쓰였던 이 유명한 곡은 “당신이었어야 해요”라는 제목처럼 해리와 샐리가 나눌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가사로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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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 라이너 감독이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22살의 재즈 뮤지션 해리 코닉 주니어는 처음으로 영화음악을 맡은 신인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적재적소에 재즈 히트곡들을 펼쳐 놓았다. 루이 암스트롱의 묵직한 허스키 보이스, 엘라 피츠제럴드의 맑고 청명한 목소리, 빙 크로스비의 부드러운 추억의 노래, 프랭크 시내트라와 레이 찰스의 황금빛 보컬이 이렇게 30대 초반의 우정과 사랑, 연애와 결혼의 우습고도 애틋한 감동 스토리를 담은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완성해 간다. 하지만 영화와 함께 발매된 OST 음반은 해리 코닉 주니어가 연주하고 노래한 곡들로만 구성하여 발매되어 빌보드 재즈 차트 1위에 올랐고, 지금도 재즈 음반들 중에 스테디셀러 음반으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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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제공: 송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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