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깊어가는 가을, 음악에 푹 빠져보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CBM PRESS TORON… 댓글 0건 조회 4,441회 작성일 18-10-13 15:42본문
깊어가는 가을, 음악에 푹 빠져보자
형형색색으로 물든 도심 산책로를 걸으면서 음악과 함께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는 10월의 멋진 날들을 생각해 본다.
가을은 양면성의 계절이다. 청명한 날씨는 무엇을 해도 어울리는 행동의 계절이며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지는 낙엽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사색의 계절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가을은 사계절 중에 가장 다양하고 극단적인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생각된다. 흔히 가을을 고독의 계절이라 부른다. 가을날의 고독과 슬픔, 외로움이 밀려올 때 음악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는 낭만적인 감성의 가을 노래들을 소개한다.
음악으로 꿈을 꾼다
스티브 레이만 (Steve Raiman) / Dreams
우울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긴장에서 오는 정신의 무중력 상태로서 강박관념과 중압감에서 온다고 한다. 느끼는 것만으로도 음악은 강박관념과 중압감을 떨쳐버리고 위로와 위안의 평화를 제공해 준다. 이 음반은 우리들을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신비의 세계, 아름답고 영롱한 순수의 세계로 인도해 준다. 음악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그의 <꿈>을 통해 지금의 우울함을 털어 버리고, 새삼 음악이 축복임을 느끼면서 잠시 복잡한 일상에 벗어나 봄이 어떨까?
잿빛 가을에 어울리는 트럼펫 선율
마일즈 데이비스 퀸텟 (Miles Davis Quintet) / My Funny Valentine
이 곡은 1956년 10월 프리스티지 레이블에서 레코딩한 앨범의 첫 곡이다. 이 외에도 여러 차례 ‘My Funny Valentine’을 녹음했지만, 이 앨범의 연주가 가을날의 정취를 느끼며 편안하게 감상하기에 가장 좋다. 특히 마일즈 특유의 뮤트 트럼펫 사운드는 흑백영화의 쓸쓸함을 느끼게 하는 환상에 가깝다. 가을의 고독에 흠뻑 취하게 하는 매력의 트럼펫 연주가 마치 안개가 자욱하게 내린 쓸쓸한 도시의 풍경을 연상시키는 음악이다.
절규 뒤에 느끼는 카타르시스
에릭 칼멘 (Eric Carmen) / All By Myself
1975년 발표되어 빌보드 차트 2위를 기록했던 곡으로 올드 팝 히트곡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명곡. 영화 ‘브릿짓 존스의 일기’에서 매사에 소극적이었던 여주인공인 홀로서기를 선언하며 열창했던 노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 2악장에서 멜로디를 차용하여 에릭 칼멘이 작사, 작곡했다. 가사와 멜로디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클래식과 팝이 한데 어우러져 세련됨을 선사해 준 고급스러운 음악이다. 90년대 셀린 디옹과 머라이어 캐리가 리메이크하여 히트한 후, 지금도 가창력 있는 가수들이 자주 부르는 애창곡이다. “더이상은 혼자이고 싶지 않다”라고 절규하는 가사처럼 우리가 기댈 곳은 사람이고 사랑이란 것을 말하는 노래이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첼로의 선율
오펜바흐 (Offenbach) / 재클린의 눈물
프랑스의 첼로 연주자이자 작곡가였던 오펜바흐의 미발표 유작을 첼리스트인 토마스 베르너가 우연한 기회에 발견한 이 곡은 슬프고 애절한 첼로 선율이 연주 내내 감성을 울린다. 베르너가 이 곡을 발표할 때 비운의 여류 첼리스트였던 재클린 뒤 프레에게 헌정하면서 제목이 <재클린의 눈물>이 되었다. 슬프고 애절함으로 흐르는 멜로디가 재클린의 비극적인 운명과 완벽하게 일치하면서 첼로가 주는 평온과 위안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을 더욱 깊게 가라 앉히고 싶을 때는 첼로의 저음을 타고 내려가서 내 마음을 다시 한번 보듬어 보는 것도 음악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위로가 될 수 있다.
자연은 우리의 영원한 위로자
케니 로긴스 (Kenny Loggins) / Conviction of the Heart
가수 케니 로긴스의 초청으로 1,000명 이상의 팬들이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 근교 레드우즈의 숲속으로 모여들었다. 그곳에서 그들은 일체의 인공적인 사운드가 가미되지 않은 지극히 인간적이면서도 자연적인 어쿠스틱 사운드를 경험하게 된다. 대자연의 품에서 음악을 있는 그대로 즐겼던 것이다. 살아 숨 쉬었던 상쾌한 호흡만큼 신선했던 그의 공연에 박수를 보냈고, 지금도 대자연과 함께했던 잊지 못할 공연으로 추억하고 있다. 그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우리는 그의 실황음반 “Out from the Redwoods”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음악으로부터의 사색
김민기 / 봉우리
괜히 모든 것이 무의미해 보이고, 허탈감이 밀려올 때를 상상해 보라. 바쁘게만 살아왔기 때문에 자기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가 어느 날 홀로 고독과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그때 밀려오는 상실감과 허망함이란 얼마나 크던가. 지금 당신이 외로운 인생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김민기가 노래한 <봉우리>를 들어보라. 가사에 빠져들어 생각에 잠긴 후엔 혼자라는 쓸쓸함은 어느새 강인한 자의식으로 바뀌어 있으리라. 음악이 단순한 감흥만 주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교훈도 담을 수 있다는 철학을 가르쳐 준 노래이다.
송정호 <음악칼럼니스트> e-mail: mikesong0713@yahoo.com
필자인 송정호씨는 음악칼럼니스트로서 중앙일보와 한국일보 등의 주요 일간지에 음악 칼럼을 연재했으며, 한국에서 폴리그램, EMI, 워너뮤직 등 굵직한 음반회사의 마케팅 팀장을 지냈습니다. 현재 ‘테마로 떠나는 음악여행’이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음악강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형형색색으로 물든 도심 산책로를 걸으면서 음악과 함께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는 10월의 멋진 날들을 생각해 본다.
가을은 양면성의 계절이다. 청명한 날씨는 무엇을 해도 어울리는 행동의 계절이며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지는 낙엽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사색의 계절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가을은 사계절 중에 가장 다양하고 극단적인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생각된다. 흔히 가을을 고독의 계절이라 부른다. 가을날의 고독과 슬픔, 외로움이 밀려올 때 음악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는 낭만적인 감성의 가을 노래들을 소개한다.
음악으로 꿈을 꾼다
스티브 레이만 (Steve Raiman) / Dreams
우울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긴장에서 오는 정신의 무중력 상태로서 강박관념과 중압감에서 온다고 한다. 느끼는 것만으로도 음악은 강박관념과 중압감을 떨쳐버리고 위로와 위안의 평화를 제공해 준다. 이 음반은 우리들을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신비의 세계, 아름답고 영롱한 순수의 세계로 인도해 준다. 음악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그의 <꿈>을 통해 지금의 우울함을 털어 버리고, 새삼 음악이 축복임을 느끼면서 잠시 복잡한 일상에 벗어나 봄이 어떨까?
잿빛 가을에 어울리는 트럼펫 선율
마일즈 데이비스 퀸텟 (Miles Davis Quintet) / My Funny Valentine
이 곡은 1956년 10월 프리스티지 레이블에서 레코딩한 앨범의 첫 곡이다. 이 외에도 여러 차례 ‘My Funny Valentine’을 녹음했지만, 이 앨범의 연주가 가을날의 정취를 느끼며 편안하게 감상하기에 가장 좋다. 특히 마일즈 특유의 뮤트 트럼펫 사운드는 흑백영화의 쓸쓸함을 느끼게 하는 환상에 가깝다. 가을의 고독에 흠뻑 취하게 하는 매력의 트럼펫 연주가 마치 안개가 자욱하게 내린 쓸쓸한 도시의 풍경을 연상시키는 음악이다.
절규 뒤에 느끼는 카타르시스
에릭 칼멘 (Eric Carmen) / All By Myself
1975년 발표되어 빌보드 차트 2위를 기록했던 곡으로 올드 팝 히트곡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명곡. 영화 ‘브릿짓 존스의 일기’에서 매사에 소극적이었던 여주인공인 홀로서기를 선언하며 열창했던 노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 2악장에서 멜로디를 차용하여 에릭 칼멘이 작사, 작곡했다. 가사와 멜로디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클래식과 팝이 한데 어우러져 세련됨을 선사해 준 고급스러운 음악이다. 90년대 셀린 디옹과 머라이어 캐리가 리메이크하여 히트한 후, 지금도 가창력 있는 가수들이 자주 부르는 애창곡이다. “더이상은 혼자이고 싶지 않다”라고 절규하는 가사처럼 우리가 기댈 곳은 사람이고 사랑이란 것을 말하는 노래이다.
오펜바흐 (Offenbach) / 재클린의 눈물
프랑스의 첼로 연주자이자 작곡가였던 오펜바흐의 미발표 유작을 첼리스트인 토마스 베르너가 우연한 기회에 발견한 이 곡은 슬프고 애절한 첼로 선율이 연주 내내 감성을 울린다. 베르너가 이 곡을 발표할 때 비운의 여류 첼리스트였던 재클린 뒤 프레에게 헌정하면서 제목이 <재클린의 눈물>이 되었다. 슬프고 애절함으로 흐르는 멜로디가 재클린의 비극적인 운명과 완벽하게 일치하면서 첼로가 주는 평온과 위안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을 더욱 깊게 가라 앉히고 싶을 때는 첼로의 저음을 타고 내려가서 내 마음을 다시 한번 보듬어 보는 것도 음악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위로가 될 수 있다.
자연은 우리의 영원한 위로자
케니 로긴스 (Kenny Loggins) / Conviction of the Heart
가수 케니 로긴스의 초청으로 1,000명 이상의 팬들이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 근교 레드우즈의 숲속으로 모여들었다. 그곳에서 그들은 일체의 인공적인 사운드가 가미되지 않은 지극히 인간적이면서도 자연적인 어쿠스틱 사운드를 경험하게 된다. 대자연의 품에서 음악을 있는 그대로 즐겼던 것이다. 살아 숨 쉬었던 상쾌한 호흡만큼 신선했던 그의 공연에 박수를 보냈고, 지금도 대자연과 함께했던 잊지 못할 공연으로 추억하고 있다. 그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우리는 그의 실황음반 “Out from the Redwoods”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음악으로부터의 사색
김민기 / 봉우리
괜히 모든 것이 무의미해 보이고, 허탈감이 밀려올 때를 상상해 보라. 바쁘게만 살아왔기 때문에 자기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가 어느 날 홀로 고독과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그때 밀려오는 상실감과 허망함이란 얼마나 크던가. 지금 당신이 외로운 인생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김민기가 노래한 <봉우리>를 들어보라. 가사에 빠져들어 생각에 잠긴 후엔 혼자라는 쓸쓸함은 어느새 강인한 자의식으로 바뀌어 있으리라. 음악이 단순한 감흥만 주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교훈도 담을 수 있다는 철학을 가르쳐 준 노래이다.
송정호 <음악칼럼니스트> e-mail: mikesong0713@yahoo.com
필자인 송정호씨는 음악칼럼니스트로서 중앙일보와 한국일보 등의 주요 일간지에 음악 칼럼을 연재했으며, 한국에서 폴리그램, EMI, 워너뮤직 등 굵직한 음반회사의 마케팅 팀장을 지냈습니다. 현재 ‘테마로 떠나는 음악여행’이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음악강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CBM 자막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