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모든 것이 다 있는 종합예술 – 오페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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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1,536회 작성일 23-09-16 13:30본문
음악, 편안하게 들읍시다.
> 성악가 – 알고 들으면 더욱 재미있는 인생 무대
오페라는 항상 스타와 함께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오페라에 출연하는 유명 성악가에 의해 그 성공 여부가 결정될 정도로 오페라에서 성악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3대 테너인 파바로티나 도밍고, 카레라스와 오페라의 성녀로 불리는 마리아 칼라스, 전설의 소프라노 테발디와 슈바르츠코프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성악가들은 지금의 헐리우드 스타들의 인기를 능가할 만큼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들이 출연했던 오페라는 모두 음반으로 남아 있으며, 변화무쌍한 완벽한 연기에 지금도 들을 때마다 놀라운 감동을 받곤 한다.
오페라에 출연하는 성악가들은 그들이 지닌 음역에 따라 배역을 맡게 된다. 모든 성악에서는 기본적으로 여자는 소프라노와 알토, 남자는 테너와 베이스 이 네 가지 영역으로 분류되는데, 오페라에서는 더 세분화되어 그 배역을 정하게 된다. 남자의 경우 테너와 베이스의 중간음인 바리톤이 있으며, 흔치는 않지만, 테너보다 높은음을 내는 남자 알토와, 여자 알토와 같이 높은음을 내는 팔세토까지 세분화할 수 있다. 여자의 경우는 낮은음의 소프라노를 내는 메조소프라노가 소프라노와 알토의 중간에 해당하는 음역이다. 이런 다양한 목소리의 성악가들은 그 목소리의 특징을 극중 인물의 캐릭터와 비교하여, 배역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오페라의 작곡가들은 대체로 화려한 목소리를 지닌 소프라노와 테너를 중심으로 오페라를 작곡했다. 이 둘은 연인 혹은 극의 중심이 되는 주인공이 되어 전체 오페라를 이끈다. 주인공인 소프라노와 테너의 목소리는 극 중 성격에 따라 다시 리릭과 드라마틱으로 더 세분한다. 서정적인(리릭) 소프라노는 목소리가 좀 더 부드럽고 고와서 노래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더 잘 살려내고, 감상적인 면과 사랑, 슬픔을 더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강점이 있는데, 우리나라 성악가로는 신영옥이 여기에 속한다. 이와 대비되는 극적인(드라마틱) 소프라노는 강한 성격을 표현하면서 극적이며, 클라이맥스의 감동을 최고조로 끌어내는 카리스마를 지닌 목소리로 마리아 칼라스가 대표적인 드라마틱 소프라노이다.
예를 들면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서 주인공 카르멘은 정열적이고, 거칠고, 극적이기 때문에 드라마틱 소프라노가 맡아야 제격이며, 오히려 메조소프라노의 음색이 더 잘 어울리기도 한다. 반면에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비련의 여주인공 나비부인은 내성적이면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여인으로 리릭 소프라노가 맡아야 그 슬픔의 비극적 효과를 잘 표현할 수 있다. 또 소프라노에는 묘기에 가까운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있는데, 목소리의 떨림과 기교, 도약, 오랜 지속 등이 뛰어나 순식간에 청중을 사로잡는다. 주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를 잘 부르는데, 소프라노 조수미가 여기에 속한다. 남자 성악가의 경우에는 콜로라투라처럼 기교에 뛰어난 테너를 벨칸토 테너라 부르는데, 테너의 기교는 소프라노의 떨림과 기교가 아닌 매끈하게 음을 오르내리고 길게 도약하는 목소리를 말한다.
대부분의 오페라는 이렇게 소프라노와 테너가 주인공이 되어 극을 이끌고, 바리톤과 베이스, 메조소프라노와 알토가 조역이 되어 오페라를 더욱 흥미롭게 한다. 베이스는 여주인공의 아버지나 악한 음모자나 비극적인 왕이나 우스운 익살꾼 역을 맡고, 바리톤은 적수가 되는 공작이나,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 형제, 혹은 연적을 맡게 된다. 알토는 하녀나 어머니, 마녀, 혹은 여주인공의 친구 등을 맡는데, 이렇게 되어야 오페라의 매력인 중창과 앙상블에서 최고의 감동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주요 오페라 작곡가 그리고 바그너
오페라의 대표 작품으로는 모차르트와 베르디, 푸치니의 작품들을 들 수 있다. 그 외에도 로시니, 벨리니와 도니제티 등의 이탈리안 오페라와 비제, 오펜바흐와 마스네, 생상스 등의 프랑스 오페라들이 우리가 쉽게 연상하는 오페라의 전형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오페라의 전형에 반기를 든 것이 바그너 오페라다. 바그너는 프랑스나 이탈리아식 오페라와는 전혀 다른 주제를 다루었고 목소리에 대해서도 아주 독특한 생각을 했다. 바그너의 오페라들을 영화로 생각하자면 대하드라마나 다큐멘터리 극영화로 표현할 수 있다. 물론 바그너의 오페라에도 서정적이고 극적인 면이 있으나, 그보다 더 중요시하는 영웅적인 목소리의 성악가에 의해 연출된다. 바그너의 오페라는 항상 기교보다는 튼튼한 목소리로 바그너 스타일의 길고 웅변적인 내용을 지치지 않고 해낼 수 있는 능력을 요한다. 바그너 오페라를 지배하는 영웅의 모습, 신의 모습을 청중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하며,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부르는 것이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부를 수 있어야 하므로, 특별히 바그너 오페라를 잘 소화해 내는 성악가를 영웅적 테너, 영웅적 소프라노로 부르기도 한다. 아무튼 이것은 바그너 오페라에만 해당하는 것이며, 그래서 항상 오페라에서 예외로 회자하는 것이 바그너의 오페라이다.
처음에는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지만, 계속해서 공부하며 들으면 흥미로운 것이 오페라다. 이야기가 있어 재미있고, 모든 음악이 있어 다채롭고, 여기에 또 하나의 인생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감동이 있는 것이 오페라이기 때문이다.
송정호 <음악칼럼니스트> e-mail: mikesong0713@yahoo.com
필자인 송정호씨는 음악칼럼니스트로서 중앙일보와 한국일보 등의 주요 일간지에 음악 칼럼 연재했으며, 한국에서 폴리그램, EMI, 워너뮤직 등 굵직한 음반회사의 마케팅 팀장을 지냈습니다. 현재 ‘테마로 떠나는 음악여행’이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음악강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컬럼 제공: 송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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