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음악의 품격, 그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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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영화 음악의 품격, 그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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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1,162회 작성일 22-09-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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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리 린든>은 기만과 허영에 가득한 한 인간의 운명을 고색창연한 카메라 연출과 

강렬한 테마음악으로 장중하게 그려낸 한 편의 대 서사시이다. 

영화는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감독의 강렬한 의지가 돋보이는 걸작이다.



배리 린든(Barry Lyndon)

1975년작 


음악 – 레너드 로젠만

감독 – 스탠리 큐브릭

주연 – 라이언 오닐, 

          마리사 베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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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영화를 만났을 때 30

'윌리엄 마이크 피스 새커리'의 소설을 영화화 한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자연광과 촛불만을 사용하는 획기적인 촬영기법으로 한 편의 수채화와 같은 아름다운 영상미를 연출했으며, 여기에 헨델의 '사라방드'와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2번’을 편곡한 클래식 음악의 미학을 가미하여, 영국 7년 전쟁 등 역사의 거대한 흐름에 휘말리는 아일랜드 출신의 한 청년의 인생을 따라간다.


음악과 미술의 조화로운 만남

영화 <배리 린든>은 뇌리를 치듯 강렬한 음악 헨델의 ‘사라방드’로 시작된다. 감독과 주연 배우 2명의 이름과 제목이 뜨는 단순한 오프닝 장면서부터 흐르는 ‘사라방드’는 그 울림 하나만으로 관객을 휘어잡으며 183분의 러닝 타임을 주도한다.

오래된 유화처럼 깊은 톤의 영상과 함께 클래식 명곡들을 감상하는 즐거움 만으로 3시간이 넘는 긴 시간이 지루함없이 빠르게 지나간다. 큐브릭감독은 18세기 영국 상류사회의 풍경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전기 조명을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 

모든 장면을 자연광과 촛불 조명만으로 촬영하기 위해서 NASA가 아폴로 달 착륙을 촬영하기 위해 개발했던 특수 렌즈를 개조하여 사용했으며, 그럼에도 워낙 조도가 낮아 포커스를 맞추기 어려웠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느리고 우아하게 움직이는 배우들의 연기를 요구했으며, 결과적으로 큐브릭의 이런 연출은 18세기의 완벽한 재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게다가, 18세기 화가 윌리엄 호가스, 장 앙투안 와토, 토마스 게인즈버러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연출한 눈부신 영상미는 마치 아름다운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황홀함에 빠지게 한다. 태양이 빛나고, 구름이 지나가고, 강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18세기 화가의 시선으로 담기 위해 큐브릭 감독은 촬영에만 무려 300일을 소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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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종합예술이다

해명성을 얻는다는 것이 그렇게도 중요한 것일까? 18세기 아일랜드 농촌 출신의 청년 레드몬드 배리는 군대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뒤에 도박으로 돈을 벌고 그 힘을 빌려 출세하고 결혼을 통해 귀족 신분까지 얻게 된다. 그리고 신분상승을 위해서는 기만과 악행도 일삼는 비열한 인간이 되어 간다. 

결국 끝없는 욕망에 스스로 파멸하여 모든 것을 잃고 몰락해 가는 인물, 배리의 인생을 큐브릭 감독은 헨델의 ‘사라방드’와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2번’을 사용하여 냉소적이고 담담하게 그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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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의 ‘사라방드’는 원래 하프시코드 독주용으로 작곡된 곡이다. 큐브릭은 이 곡의 웅장함을 더하기 위해 관현악을 편성하여 연주한다. 

메인 타이들과 엔딩 크레딧에 장엄하게 흐르는 이 곡은 한 인간의 운명과 타락을 그린 이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운명의 흐름이 바뀌는 결투나 전쟁의 장면에서 흐르는 ‘사라방드’는 영화 속의 절대적인 테마 음악으로 마치 신의 목소리나 의지처럼 느껴진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인간에게는 한계가 있다는 보편적인 진실을 말없이 깨우치는 듯하다. 반면에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2번’은 배리의 감정이 극적으로 바뀔 때마다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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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와 린든부인이 처음 만나 사랑하는 과정과 갈등속에서 헤어지는 장면에서 동일하게 흐르는 이 곡은 정반대의 상황과 극단적인 감정에서 묘하게도 그 감정을 고조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사랑할 때는 낭만적으로 들리는 음악이 이별할 때는 몹시도 차갑고 슬프게 느껴지는 것이 경이로울 따름이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 하나씩 모든 것을 잃어가는 파멸의 과정에서 흐르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그리고 첼로의 서로 다른 악기의 감정이 도드라지듯 드러내다가 섞이면서 한 인간의 마지막을 쓸쓸히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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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18세기 재래식 무기로 벌이는 무모하기만 했던 리얼한 전쟁장면에서 흐르는 하이든의 교향곡과 여러 변주의 형태로 흐르는 클래식 곡들의 미학은 음악이 상황에 맞춰 변주하면서 영상미와 인물들의 감정을 고조시키면서 또 통일성을 부여한다. 영화 <배리 린든>은 클래식 음악이 지닌 눈부신 아름다움을 통해 영화에서 음악이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전형을 제시했으며, 예술영화와 상업영화의 경계에 위치한 영화 미학의 대표작이다.



컬럼 제공: 송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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