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2 : Schreiber 도로에서 만난 곰 :: 5,000km의 기적 캐나다 자전거 횡단

본문 바로가기
Canada Korea
사이트 내 전체검색

Travel Day12 : Schreiber 도로에서 만난 곰 :: 5,000km의 기적 캐나다 자전거 횡단

페이지 정보

작성자 CBM PRESS TORON… 댓글 0건 조회 1,348회 작성일 16-06-10 10:32

본문



바깥을 경계로 삼는 ​얇은 막 사이로 마구 두들기는 빗소리와 바람소리는 어제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시끄러웠다. 그나마 바람소리는 어제보다 줄어들었지만 문제는 텐트 안에 홍수가 난 듯 젖어버렸다. 물이 샌게 아니라 비바람에 틈으로 들어왔는지 벗어놨던 옷도 젖고 침낭도 부분 부분 얼룩이 생겨버렸으니. 오늘은 시작도 쉽지만은 않겠구나 하며 비가 잠잠해질 때 걷어버리고 종합 쇼핑몰로 이동했다.

도착하기 무섭게 하늘에선 장마가 온 듯 시끄럽게 쏟아낸다. 오늘 쉬어야 하나... 딱 카페에서 따뜻한 라떼에 빗소리를 들으며 마시고 싶은 사치스러운 때 아닌 엉뚱한 상상이 들었다. 날씨를 계속 확인하며 번갈아 가며 바깥을 확인하는데 짐이 잔뜩 실린 여행자 한명이 스위스 친구들이 올 때 즈음 나타났다.
그는 프랑스인으로 Alan과 Americ과 프랑스어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유럽사람들은 기본 4개 국어는 하나보다. 그 사이에서 토종 한국인은 어디 서러워서 여행하겠나 모르겠다.

A&W에서 점심을 먹고 비가 약해지는 것 같아 출발한다고 일행들에게 알렸다. 두 스위스 친구들은 하루 더 묵고 간다고. 다시 혼자가 가는 길. 그래도 겁이 나진 않는다. 담담하게 어제 딱 예상한 만큼 힘을 들여 다시 주 도로로 올라 왔다. 한치도 보이지 않는 뿌옇게 낀 안개 속에서 마음도 몸도 조심해지며 페달을 굴렸다.

안개 속에서 오르막 내리막을 올라갔다. 가는 길이 뭐이리 험한건지 다행히 차들의 통행도 위험한지 드물었다. 어떤 내리막을 내려가는 길에서 드디어 걱정했던 일과 만났다. 오른쪽 가드레일에서 검은 형체가 꾸물꾸물하게 뭔가 올라오더니 내가 내려가는 차선에서 멈춰선다. 익숙한 검은 형체의 정체는 세상에 곰이었다. 왜 하필 차가 많이 안 다닐 때, 혼자 일때, 비가오고 안개 낀 날 만나게 될 줄은 꿈도 못 꿨는데, 핸들에 달린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낼 지 베어 스프레이를 꺼낼지 아주 잠깐의 머뭇거림과 함께 브레이크를 잡으며 스프레이의 안전장치를 풀었다.
마찰음에 놀랐는지 곰은 다행히 먼저 반대편 차선의 가드레일 로 사라져버렸다. 내려가자마자 오르막이었으나 창백해진 얼굴과 정말 나 살려라 하는 다리로 오르막을 올라갔다. 상당히 소름끼치고 흥분되는 경험이었다. 한 한시간동안 그 순간의 가정들을 생각하며 거기서 벗어났던 것 같다. 나중에 알고보니 Schreiber와 Terrace Bay 사이에는 베리 농장들이 많아 곰들이 많이 출몰하는 지역 중 하나라고 한다.
내가 왜 혼자 온다 했을까. 무지함이 날 용감하게 만든 셈이다.

언덕들이 점차 사라지고 흙탕물이 흐르는 다리위를 지나고 비가와서가 아니라 평소에도 이런 색이라 한다. 다행히 Terrace Bay까지 가는데 비는 그리 심하게 내리지 않았고 subway에 잠깐 들러 사 먹는 동안 쏟아져 내려 비 한 번 피했다. Terrace Bay는 슈페리어 호수가 보이는 해안근처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관광지라 그런지 근처에 모텔과 Inn들이 일렬로 마을을 둘러쌓고 있었다. 마땅히 텐트 칠 곳이 안 보여 등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근처 Schreiber란 마을로 이동했다.


​시원스레 도착한 마을은 철도 노선이 많아 예전에 철도 거점으로 사용한 것 같았다. 어쩌면 지난 횡단 열차에서 지나간 수십개의 역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되었다. Terrace Bay 만큼 작았고 역시 마땅히 텐트 칠 곳이 없어 꽤나 돌아 다녔다. 마을 전체가 원래 조용한데, 비가와서 더욱더 황량하게만 느껴졌다. 마치 유령도시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거 뒤뜰에 허락이라도 받아야하나?'
그러다 찾은 철도 박물관 근처 건물. 약간 트인 것 말고 지붕이 있으니젖을 걱정도 없겠다, 기차소리가 시끄럽겠지만 비를 더 이상 맞기 싫었으니 여기서 머물기로 결정했다.요새 옷에 물기가 마를 날이 없는거 같다.


Marathon(폐교운동장) - 17Hwy - Terrace Bay - Schrieber(기차 박물관)
5hrs 15min 96km



CBM PRESS TORONTO 06월호, 2016
컬럼제공 : 김태유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CBM 자막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14건 188 페이지
토론토 라이프 목록

다노하게 식단짜기 #탄수화물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10-17, 조회: 3676
#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식단을 짜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모르시는 초보 다이어터를 위해, 건강한 식단을 짜는 팁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말많고 탈많은 이아이,탄수화물에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식단 구성표에서 반을 차지할 만 큼 사람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를 주 는 탄수화물! 하지만 “...

Happy Halloween! 해피 할로윈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10-17, 조회: 1946
Happy Halloween! 해피 할로윈 북미에서 빼놓을수 없는 가을행사 중 하나! 할로윈이 돌아왔습니다. 할로윈의 유래와 할로윈 에는 어떤 것들이 유명한지 알아보겠습니다.   할로윈의 유래 할로윈은 매년 10월 31일,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복장을 갖춰 입고 벌이는 축제입니다....

Day20 : Elma 뜻밖의 행운 : 5,000km의 기적 캐나다 자전거 횡단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10-10, 조회: 1931
다람쥐 우는소리가 한참이다. 얼마나 많은지 공원에 나무 하나에 꼭 한마리는 사는 것 같다. 늦장을 부리다 보니 10시가 다 되어서야 출발했다. 다행스럽게 온도가 꽤나 돌아와 외투 없이 운행할 수 있었다. 이제는 언덕이 조금 보고 싶을 정도로 약간 지루하기까지한 평탄한 길을 50키로 가서야 온타리오 경계가 나왔다...

WBFF 북미 챔피언 안재성 선수

작성자: Editor_J.Kim, 작성일: 09-26, 조회: 2074
불확실한 미래에 아프고 힘든 우리 청춘들을 위한 토마토 프로젝트 1회 - 안재성 선수 오직 세계 대회에서 챔피언이 되고싶다는 일념 하나로 언어도 통하지 않는 캐나다에 건너와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현재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안재성 선수의 WBFF 북미 챔피언이라는 멋진 타이틀 뒤에 가려진 수많은 성공과 실패담,...

셀프 뷰티 - 라인 테이프로 네일아트 하기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09-24, 조회: 2468
누구나 할 수 있는 셀프 뷰티팁, 매번 네일샵에 갈 수 없다면 집에서 도전해 보세요! 가격대비 효과 만점인 꿀팁들이 가득 베이스 코트 (스킨푸드) / 탑코트(미샤) / essie Worth the wait(essie온라인샵 or tradesecrets.ca) / essie Brides to be (essie...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수 있는 즐겁고 쉬운 나만의 DIY - 나만의 그릇만들기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09-24, 조회: 3024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나눠 먹는 즐거움! 직접 꾸민 그릇에 음식을 담는다면 더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간단한 방법으로 낡은 그릇에 멋스러움을 불어 넣어 보세요!   준비물 도자기접시,컵:IKEA,각종그릇판매점 포슬린펜 : michaels 가정용 오븐, 원하는 그림의 도안 ...

Day19 : Kenora 작은 벤쿠버 케노라 :: 5,000km의 기적 캐나다 자전거 횡단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09-20, 조회: 1626
​잘 수 있었던 게 신기할 정도로 장소였다. 도로에서 몇 미터 벗어나지 않은 건물 사이는 그저 사람들 눈에만 덜 띄었다. 최초로 사유지에서 한 캠핑이라 알람시간보다 일찍이 일어나 덜 풀린 몸을 자전거에 우겨 싣고 오랜만에 새벽도로를 내달렸다. 밥대신 입에 에너지바를 쑤셔 넣고 가는 안개가 자욱한 길은 이상...

Day18 : Dryden 꾸물거리다 내 이럴 줄알았지. :: 5,000km의 기적 캐나다 자전거 횡단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09-10, 조회: 1571
​일어나자마자 축축한 공기가 피부에 닿는 동시에, 비가 내리는 듯한 쏴아아 소리가 들렸다. 설마? 비가 또 내리나 싶었다. 바보같이, 도서관 중앙에 작은 분수 소리라는 걸 급히 텐트 입구를 열어서야 알게되었다. 어르신들이 테이블에 모여서 아침을 여는 Subway에서 마시는 커피로 완벽한 하루를 시작했다. 요 며...

핸드메이드 일러스트 베개커버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08-23, 조회: 2510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수 있는 즐겁고 쉬운 나만의 DIY 밋밋하고 단조로운 순면 무지 베개가 지루해 지고 있다면, 간단하고 적은 비용으로 침실의 분위기를 유니크하게 바꿔보세요. 꼭 값비싼 베개가 아니더라도 손쉽게 침실에 포인트를 줄 수 있습니다.   준비물 : 순면 베갯잇 : I...

Day17 : Ignace 돌아와줘 여름아 :: 5,000km의 기적 캐나다 자전거 횡단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08-20, 조회: 1758
일어나자 느낀 건 많이 춥다. 침낭 밖으로만 나가도 추위에 몸이 움츠려들었다. 여름이 어디로 숨어 버린건지 더운 걸 불평하다, 금세 그 더위를 찾아대는 내 모습이 얼마나 바보같은지... 그래도 관리인이 오기 전에 떠나야 하기에 아침을 입에 우겨 넣었다. 치우자마자 관리인이 도착해 눈치를 보며 빠져나왔다. 안개가...

ALDO 신상 한눈에 둘러보기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08-17, 조회: 1960
ALDO 신상 한눈에 둘러보기 #슈즈 #악세서리 #여름 #가방 #성공적   SENEY 재료가 면으로 만들어진 이 가방은, 독특한 패턴과 가방에 달린 컬러풀한 방울이 특징입니다. 가격: $55   ROSANIA 글래디에이터 슈즈 스타일인 이 샌들은 세 가지 색으로...

핸드메이드 탁구공 조명 만들기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08-17, 조회: 2468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수 있는 즐겁고 쉬운 나만의 DIY 핸드메이드 탁구공 조명 여름의 시작! 우리집 발코니에서 즐기는 여유로움을 위해 탁구공으로 조명을 만들어보세요! 이번 DIY에서 알려주는 핸드메이드 탁구공 조명은 저렴한 가격으로 최고의 인테리어 분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찬바람 뒤에 찾아오는 냉방병 피해가기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08-17, 조회: 2544
뜨거운 햇빛, 높은 온도. 더위는 야외활동을 추춤하게 합니다. 더위를 피해 시원한 에어컨 아래 있으면 그곳은 천국. 하지만 이내 몸은 으슬으슬해지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냉방병에 걸리는 이유 냉방병은 체온조절 항상성 저하로 오는 신진대사의 불균형으로 인한 신체 컨디션 저하를 말합니다....

초보어터를 위한 다노의 운동복 추천! 나에게 맞는 운동복 찾기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08-17, 조회: 3600
나에게 맞는  운동복 찾기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초보어터에게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피트니스 복장이에요. 피트니스 복장에도 옷을 입을 때와 마찬가지로 T.P.O(Time, Place, Occasion)가 있어요. 언제 어디에서 운동하는지, 어떤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갖춰야 할 운동복도 달라지는데요. 오...

Day16 : Upsala 돌아온 일상 :: 5,000km의 기적 캐나다 자전거 횡단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08-10, 조회: 1593
스산한 기운에 놀라 일어나니 얇은 빗줄기가 밤새 땅을 적셔 놓았다. 게다가 날씨를 확인하니 소나기가 내린다니, 또 비야? 그건 그렇고, 더 큰 걱정은 다른데 있었으니, ​출발하기 2개월 전 한참 지도를 보고 계획을 세우고 있었을 때 가장 걱정이었던 마을을 오늘 가게 되었다. 지도 상에는 가스 스테이션이나 공공건...

Day15 : Thunder Bay 거인이 잠든 자리 (두 박자 쉬고) :: 5,000km의 기적 캐나다 자전거 횡단

작성자: CBM PRESS TORON…, 작성일: 07-20, 조회: 1445
느지막히 일어나 늦잠을 즐기고 아침식사를하고 Doug와 자전거 샵에 따라가기로했다. 오늘 하루 역시 쉬기로했으니 시간이 많았다. 자전거 브레이크어 소음이 많이나 패드나 교체할까해서 갔는데 직원에게 보여주려는데 다행스럽게 검사결과 이상이 없었다. ​돌아 오는 길에 그는 Hill crest Park에 들러 Thun...
게시물 검색

공지사항

  • 게시물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CBM PRESS TORONTO - 2024년 05월호 CBM TORONTO (Vol.116)
CBM PRESS TORONTO - 2024년 4월호 CBM TORONTO (Vol.115)
CBM PRESS TORONTO - 2024년 3월호 CBM TORONTO (Vol.114)
Copyright © cbmpress.com. All rights reserved.
모바일버전 보기
Developed by Vanple Networks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