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37 : Canmore 익숙하지만 다른 :: 5,000km의 기적 캐나다 자전거 횡단

3일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자주 갔던 곳에서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떠나기 전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군시절 2박3일의 휴가처럼 3초 처럼 느껴졌다. 모두와 작별을 하고 가는 길은 내겐 너무나도 익숙한 길로 시간만 나면 뻔질나게 가던 도로였다. 과연 시작 전에 과연 내가 이 길을 자전거로 따라 갈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고속도로 진입 전까지는 Bow River Trail을 따라 서쪽 끝에 다다랐다. 마라톤 준비로 씩씩되며 오던 길들도 이제는 안녕, 이 장소에서 남은 순간들을 기억하며,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차로 갔던 길을 기억하며, 이 길이 여기 구나, 저 길에선 언덕이 있었지 하며 낙타등 같이 꿀렁거리는 고속도로로 내질렀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로키로 향하는 차들이 꽤나 많았다. 날씨도 놀러가기 좋다. 하지만 차들에게나 적용될 그런 날씨는 지붕 하나 없는 내게는 너무 더웠다. 가다가 서다 반복하며 다리 아래 그늘에 쉬곤 했는데, 그 전까진 80키로 넘게 쉬지 않고 달렸다. 고속도로 분기점에서는 조금 위험했지만 차들을 모두 보내주고 안전하게 들어갔다.
꽤나 페이스가 좋았기에 Banff, Lake Louise까지 노려볼 만 했다. 항상 왜이렇게 욕심이 나는지. 하지만 캘거리를 떠나기 전, 연락 해둔 Canmore의 웜샤워호스트 Paul의 집으로 향했다. 다행히 부재중이라던 그의 메세지와는 다르게, 문에서 반겨준 그는 지금은 자신의 친구 가족들이 와 있어서 어수선할 거라고 했다. 듣자하니 친구의 딸들은 스키어로 국가대표라고 했다.
저렇게 이쁜 친구들이 스키도 잘 탄다니.. 가끔은 신이 공평하지 않은 것 같다. 그들은 지금 훈련 차 여기에 와 있다고 들었다. Paul과는 관심사가 맞았기에 그와 좀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다. 그는 클라이머로 젊었을 적 알래스카 최고봉 Denali(6194m)를 등반했다고 하며 사진들을 가져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꽤나 자주 가는 산인지라 그 역시 한국팀을 만났다는데, 한국 등반팀을 만났는데 무리하다 보니 보급품을 잃어버려 두 사람이 내려보내야 했다는 얘기도 했다. 이전에 자전거 여행자들 중에는 등반가들도 있어 몇 주간 머물렀다는 얘기 등등. 나도 조급함이 없었더라면 더 머무르고만 싶었다. 클라이밍이든, 스키든.
3일간 침대에서 다시 침대라니. 이 때는 몰랐다. 이 안락함이 앞으로 다가올 고난의 전조를 였을 줄이야.

Calgary (제레미형네) - Trans Cananda Hwy1 - Dead Men's Flat (Campground) - Warmshower(Paul)
7hrs 10min 11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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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M PRESS TORONTO 5월호. 2017
컬럼제공 : 김태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