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 우리 사랑을 나누자 - 영화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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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눈 내리는 날, 우리 사랑을 나누자 - 영화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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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1,988회 작성일 20-12-1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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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브 스토리>는 겨울과 눈, 캠퍼스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그리고 뜨겁게 사랑하는 과정과 사랑하는 여인이 불치의 병에 걸려 죽는다는 결말은 다소 신파적인 주제를 지닌 영화다. 여기까지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사랑 영화의 고전으로 영원히 기억하고 있는 것은 프란시스 레이의 아름다운 음악이 더 해졌기 때문이다.


 음악이 영화를 만났을 때 9

‘눈 내리는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12월이다. 하얀 눈으로 덮인 세상을 바라보면 동심과 추억에 잠겨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다. 하얀 눈 속에 파묻혀 뒹구는 아이들과 연인들의 웃음 속에서 한 편의 영화와 음악이 떠 오른다. “눈 장난(Snow Frolic)”, 가사 없이 여성의 허밍으로 부르는 이 노래는 겨울 영화의 대표작인 ‘러브 스토리(Love Story)’의 주제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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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테마와 격조 높은 클래식 음악 

영화는 처음 황량한 공원을 비추면서 시작한다. 감미롭고 애잔하게 흐르는 피아노 소리와 함께 주인공 올리버(라이언 오닐)의 독백이 나온다. “스물다섯 살에 죽은 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영화의 비극적 결말을 미리 알리면서 시작하는 도입부부터 슬프도록 아름다운 프란시스 레이의 피아노 연주로 아름답기 때문에 슬픈 사랑 이야기를 암시한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제니(알리 맥그로)는 책을 빌리려는 하버드생 올리버에게 짓궂은 장난을 건다. 그리고 커피를 사달라고 먼저 프로포즈하면서 둘의 사랑은 시작된다. 제니는 평범한 가정 출신의 피아노를 전공하는 음악도이고, 올리버는 부잣집 아들에 과격한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법대생이다. 태생과 조건, 신분과 성격 모두가 맞지 않는 두 사람에게 운명과도 같은 순수한 사랑이 시작되는 접점이 바로 음악이다. 음악도인 제니가 모차르트와 바흐, 그리고 비틀즈까지 들먹이면서 그들만큼 아니 그 이상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 음악과 함께 둘의 사랑은 깊어 간다.


영화 속의 명장면으로 기억하는 ‘눈 장난 씬’은 사랑 고백을 받은 올리버의 행복함에서 시작된다. 눈으로 덮인 뉴욕의 한적한 공원에서 올리버가 눈 위에 털썩 눕자, 제니도 그 옆에 따라 눕는다. 아무런 반주 없이 기타 소리가 전주를 시작하면, 여성이 허밍으로 부르는 노래 “눈 장난(Snow Frolic)”이 화면 가득 흐른다. 그 음악 속에서, 새하얀 눈밭 위에서 두 사람은 눈을 먹고, 뒹굴고, 웃으면서 눈사람을 만들다가 입을 맞춘다. 적어도 이곳에는 사랑에 빠진 두 사람만 존재하는 듯 행복하고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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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장난’이 끝나면 카메라가 소규모 연주회장으로 옮겨간다.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 3번”이 밝은 톤으로 연주되고 있다. 영상은 제니의 하프시코드 연주에 집중되지만, 바흐의 바로크시대 음악이 계속해서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주고 있다. 프란시스 레이는 이렇게 자신이 작곡한 ‘눈 장난’과 바흐를 연결하면서 사랑의 감정을 더욱 고조시킨다. 서로 다른 음악과 장소, 그리고 분위기를 지닌 2개의 시퀀스를 한마디의 대사 없이 음악만으로 연결하면서 영화는 사랑의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 영상과 음악만으로 제니와 올리버가 모든 면에서 서로 함께하고 있다는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음악은 마음의 연결고리다. 프란시스 레이가 선사한 음악만으로 관객들도 두 사람의 사랑에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명장면, 명대사와 함께 OST 음악이 고전으로 남아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감행하는 결혼, 그리고 짧은 행복 뒤에 찾아오는 제니의 죽음으로 영화는 전개되는데, 뻔한 통속적인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고급스럽게 만든 것은 프란시스 레이의 음악 덕분이었다. 그가 작곡한 음악들은 쉽고 아름다운 멜로디를 지녀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끌어낼 수 있었으며, 그가 선곡한 클래식 음악들이 아름답게 흐르면서 신파의 통속성을 지우고 서정성의 품격을 높이면서 슬픈 내용을 격조 있게 승화시켰다.

2년 전 세상을 떠난 프랑스 출신의 프란시스 레이는 <남과 여(1966)>, <빗속의 방문객(1969)>, <파리의 정사> 등으로 미국에도 널리 알려진 영화 음악가였는데, 영화 ‘러브 스토리’를 통해 그해 아카데미 영화 음악상과 골든 글러브 영화 음악상을 동시에 받았으며, OST 음반은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르는 인기도 얻었다. 이후 <엠마누엘(1974)>, <빌리티스(1977)> 등 40여 년 동안 100편이 넘는 영화의 음악과 600여 곡의 히트곡을 작곡한 대표적인 영화 음악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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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음악만큼 유명한 영화의 명대사를 소개한다. 두 사람이 다툰 후 올리버가 제니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자, 제니는 “사랑이란 결코 미안하다는 말은 해서는 안 되는 거야.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라고 눈물이 맺힌 채 대답한다. 이 대사는 제니가 죽은 뒤에 찾아온 아버지가 결혼을 반대했던 것에 후회하며 아들 올리버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자, 올리버가 울먹이며 아버지께 반복했던 대사다. 

코로나19의 공포 속에서 유난히 춥고, 고독한 2020년의 겨울을 보내야만 한다. 하지만, 다시 찾아올 봄을 생각하면서 겨울의 긴 터널을 지나야만 한다. 새하얀 눈 덮인 겨울 세상에서 영화와 음악으로 이렇게 따뜻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만들어 가면 좋겠다.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을 사랑을 나누면서.


컬럼제공 송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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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M PRESS TORONTO 12월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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