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영화 리뷰] 리추얼 : 숲 속에 있다 (The Ritua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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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UJIN 댓글 0건 조회 3,059회 작성일 19-04-18 18:46본문
리추얼 : 숲 속에 있다 (2017)
감독 : 데이비드 브루크너
주연 : 레이프 스팔, 샘 트라우튼 등
숲의 어둠 속으로
숲은 옛적부터 신비를 간직한 공간이였다. 우거진 나뭇가지와 나뭇잎 사이로 햇빛과 소리마저 길을 잃어버리는 숲은 짐승들의 보금자리이자 비밀스런 밀교의 제단이였으며 도적들의 은신처였다.
신비가 사라져버린 21세기에도 숲의 그늘은 전부 걷히지 않았다. 지금도 등산로를 이탈한 여행자들이 나무 사이로 길을 잃고 실종되는 일이 빈번하며 그보다 깊은 숲속에선 일찍이 기록되지 않은 새로운 곤충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런 숲 속에 만약 고대부터 존재하던 무엇인가 사람들의 눈에 발견되지 않아 문명의 불빛을 피해 살아가고 있다면? 숲에 이끌려 들어오는 사람들을 사로잡아 자신의 신도 삼아 살아가며, 그들이 바치는 제물에 갈데없는 분노를 풀고 있다면?
아담 네빌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리추얼 : 숲 속에 있다 (이하 리추얼) 는 이런 뒤틀린 모던파가니즘적 시각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내고 있다.
트라우마
루크, 롭, 허치, 필, 돔 다섯은 좋은 친구들이다. 여행을 가고 싶지만 이비자에서 춤을 추기엔 너무 나이들었고 와인 홀짝이며 브런치나 먹기엔 아직 너무 젊은 그들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다. 그런 얘기를 하며 루크와 롭이 들어간 편의점에는 강도들이 있었고, 제때 숨은 루크와는 달리 운 나빴던 롭은 강도의 칼에 목숨을 잃고 만다.
친구들과 가진 마지막 자리에서 롭은 스위스로 등산여행을 가고 싶다 했다. 죽은 롭을 추모하기 위해 남은 네 친구들은 사건 6개월 후 스위스의 인적 드문 산으로 떠난다.
등산 중 부상을 당한 돔 때문에 등산로를 벗어나 숲을 가로지르는 지름길로 발을 돌린 루크들은 이내 그 결정을 후회하게 된다.
숲 속의 악마
숲 속으로 발을 돌린 친구들은 마치 기도하는 듯 앞다리를 활짝 벌린 채 나무 사이에 걸려 배가 열린 사슴을 발견한다. 아직 피가 마르지 않아 선혈이 흐르는 시체에 불길함을 느낀 친구들은 해가 지자 숲 속의 버려진 산장 안에서 비를 피하려 한다. 산장 안에는 앞서 보았던 시체와 같은 포즈를 취한 우상이 일행을 반기고 있었다. 공포 속에 잠이 든 친구들은 저마다 최악의 방식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통솔력 있고 의지 강한 허치는 바지에 소변을 지린 채 깨어난다. 돔은 악몽에 취해 신음하며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우상 옆에서 자면 돈을 주겠다며 농을 던지던 필은 벌거벗은채 우상 앞에 홀려 기도하고 있었다. 루크는 롭이 죽던 날의 악몽을 꾸고 마치 제물의 표식처럼 가슴에 상처가 나 있는 것을 발견한다.
간밤의 불화로 인해 일행은 서로 싸우게 되고, 길을 찾기 위해 고지로 올라간 루크는 나무들 사이로 몸을 숨긴 거대한 무엇인가를 목격한다. 괴이한 존재는 이윽고 친구들을 쫓아 루크의 악몽 속에서, 일행들의 곁에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악의 가득한 손아귀를 죄어오기 시작하는데...
감상 포인트
리추얼의 괴수는 단순한 야수가 아니다. 다른 크리처 호러물의 괴수들은 인간을 향한 허기와 살육을 향한 충동을 원동력 삼아 움직인다. 종교적 기반을 두고 탄생한 리추얼의 괴이, 로키의 사생아는 지성과 신격 있는 존재로서 여느 크리쳐 호러물의 괴물과는 판이하게 다른 행동을 보인다. 그를 움직이는 것은 숭배를 향한 갈망과 오만함이다. 리추얼의 주인공들은 먹히기 위해 습격당하는 것이 아닌, 괴물의 유희를 위해 사냥당한다. 높은 지성을 가진 존재가 다른 야수와는 어떻게 '다른' 행동을 보일지 생각하며 영화를 더욱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괴수를 감질나게 보여주며 적은 예산이나 빈약한 특수효과를 가리려는 시도는 일찍이 많았다. 리추얼 역시 괴수의 단면만을 보여주며 긴장감을 고조시키지만 영화의 절정을 맞이하여 그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한다. 그 야성적인 장엄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에서 어떻게 아티스트들이 숲의 이미지와 고대신앙의 악의를 조합하려 했는지 관찰하는 것 역시 이 영화가 선사할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 중 하나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루마니아에서 촬영된 영화의 숲 역시 중요한 볼거리 중 하나. 카메라에 담긴 숲은 노을이 빛나는 포근한 자연의 품이 되기도 하고 폭우 속에 을씨년스런 아가리를 벌린 짐승이 되기도 한다. 그 자체로 하나의 캐릭터라 할 만한 유럽의 숲의 자태를 감상해보자.
마치며
아포칼립토의 흑요석 단검을 든 사제들, 인디아나 존스의 칼리 교단, 73년작 위커맨의 광신도 마을 등 기괴하고 야만스런 고대 종교를 향한 두려움의 눈길은 오락매체의 단골 소재중 하나다.
북유럽 신앙에 뿌리를 둔 리추얼 : 숲 속에 있다 역시 유럽의 숲 속으로 무대를 옮긴 종교적 공포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북유럽 신앙의 야성을 체험 해 보도록 하자.
감독 : 데이비드 브루크너
주연 : 레이프 스팔, 샘 트라우튼 등
숲의 어둠 속으로
숲은 옛적부터 신비를 간직한 공간이였다. 우거진 나뭇가지와 나뭇잎 사이로 햇빛과 소리마저 길을 잃어버리는 숲은 짐승들의 보금자리이자 비밀스런 밀교의 제단이였으며 도적들의 은신처였다.
신비가 사라져버린 21세기에도 숲의 그늘은 전부 걷히지 않았다. 지금도 등산로를 이탈한 여행자들이 나무 사이로 길을 잃고 실종되는 일이 빈번하며 그보다 깊은 숲속에선 일찍이 기록되지 않은 새로운 곤충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런 숲 속에 만약 고대부터 존재하던 무엇인가 사람들의 눈에 발견되지 않아 문명의 불빛을 피해 살아가고 있다면? 숲에 이끌려 들어오는 사람들을 사로잡아 자신의 신도 삼아 살아가며, 그들이 바치는 제물에 갈데없는 분노를 풀고 있다면?
아담 네빌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리추얼 : 숲 속에 있다 (이하 리추얼) 는 이런 뒤틀린 모던파가니즘적 시각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내고 있다.
트라우마
루크, 롭, 허치, 필, 돔 다섯은 좋은 친구들이다. 여행을 가고 싶지만 이비자에서 춤을 추기엔 너무 나이들었고 와인 홀짝이며 브런치나 먹기엔 아직 너무 젊은 그들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다. 그런 얘기를 하며 루크와 롭이 들어간 편의점에는 강도들이 있었고, 제때 숨은 루크와는 달리 운 나빴던 롭은 강도의 칼에 목숨을 잃고 만다.
친구들과 가진 마지막 자리에서 롭은 스위스로 등산여행을 가고 싶다 했다. 죽은 롭을 추모하기 위해 남은 네 친구들은 사건 6개월 후 스위스의 인적 드문 산으로 떠난다.
등산 중 부상을 당한 돔 때문에 등산로를 벗어나 숲을 가로지르는 지름길로 발을 돌린 루크들은 이내 그 결정을 후회하게 된다.
숲 속의 악마
숲 속으로 발을 돌린 친구들은 마치 기도하는 듯 앞다리를 활짝 벌린 채 나무 사이에 걸려 배가 열린 사슴을 발견한다. 아직 피가 마르지 않아 선혈이 흐르는 시체에 불길함을 느낀 친구들은 해가 지자 숲 속의 버려진 산장 안에서 비를 피하려 한다. 산장 안에는 앞서 보았던 시체와 같은 포즈를 취한 우상이 일행을 반기고 있었다. 공포 속에 잠이 든 친구들은 저마다 최악의 방식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통솔력 있고 의지 강한 허치는 바지에 소변을 지린 채 깨어난다. 돔은 악몽에 취해 신음하며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우상 옆에서 자면 돈을 주겠다며 농을 던지던 필은 벌거벗은채 우상 앞에 홀려 기도하고 있었다. 루크는 롭이 죽던 날의 악몽을 꾸고 마치 제물의 표식처럼 가슴에 상처가 나 있는 것을 발견한다.
간밤의 불화로 인해 일행은 서로 싸우게 되고, 길을 찾기 위해 고지로 올라간 루크는 나무들 사이로 몸을 숨긴 거대한 무엇인가를 목격한다. 괴이한 존재는 이윽고 친구들을 쫓아 루크의 악몽 속에서, 일행들의 곁에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악의 가득한 손아귀를 죄어오기 시작하는데...
감상 포인트
리추얼의 괴수는 단순한 야수가 아니다. 다른 크리처 호러물의 괴수들은 인간을 향한 허기와 살육을 향한 충동을 원동력 삼아 움직인다. 종교적 기반을 두고 탄생한 리추얼의 괴이, 로키의 사생아는 지성과 신격 있는 존재로서 여느 크리쳐 호러물의 괴물과는 판이하게 다른 행동을 보인다. 그를 움직이는 것은 숭배를 향한 갈망과 오만함이다. 리추얼의 주인공들은 먹히기 위해 습격당하는 것이 아닌, 괴물의 유희를 위해 사냥당한다. 높은 지성을 가진 존재가 다른 야수와는 어떻게 '다른' 행동을 보일지 생각하며 영화를 더욱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괴수를 감질나게 보여주며 적은 예산이나 빈약한 특수효과를 가리려는 시도는 일찍이 많았다. 리추얼 역시 괴수의 단면만을 보여주며 긴장감을 고조시키지만 영화의 절정을 맞이하여 그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한다. 그 야성적인 장엄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에서 어떻게 아티스트들이 숲의 이미지와 고대신앙의 악의를 조합하려 했는지 관찰하는 것 역시 이 영화가 선사할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 중 하나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루마니아에서 촬영된 영화의 숲 역시 중요한 볼거리 중 하나. 카메라에 담긴 숲은 노을이 빛나는 포근한 자연의 품이 되기도 하고 폭우 속에 을씨년스런 아가리를 벌린 짐승이 되기도 한다. 그 자체로 하나의 캐릭터라 할 만한 유럽의 숲의 자태를 감상해보자.
마치며
아포칼립토의 흑요석 단검을 든 사제들, 인디아나 존스의 칼리 교단, 73년작 위커맨의 광신도 마을 등 기괴하고 야만스런 고대 종교를 향한 두려움의 눈길은 오락매체의 단골 소재중 하나다.
북유럽 신앙에 뿌리를 둔 리추얼 : 숲 속에 있다 역시 유럽의 숲 속으로 무대를 옮긴 종교적 공포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북유럽 신앙의 야성을 체험 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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