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3 : Brandon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5,000km의 기적 캐나다 자전거 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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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Day23 : Brandon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5,000km의 기적 캐나다 자전거 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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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BM PRESS TORON… 댓글 0건 조회 1,721회 작성일 16-11-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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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하루 이상 침대에서 벗어날 때만 되면 몸이 이리도 무거워 지던지. 여기 가족들과 더불어 그리워질 맛있는 아침식사를 먹고나서 집을 나섰다. 약간 쿨하게 느껴졌던 Pam 아주머니께서 가기 전에 점심에 챙겨 먹으라고 직접 해주신 식빵과 쿠키를 챙겨주셨다. 코 끝이 찡해졌다. 인사와 함께 나가는길. 다른 길보다도 대도시에서 벗어나는게 나는 여행 중에 힘든 일 중 하나라고 생각되었는데, 많은 차들이 지나가는 것은 물론 방향감각이 좋지 않은 나에게는 스트릿 하나하나 기억해서 가는 게 어려웠다.

가다가 한 무리의 자전거 탄 노신사들이 길을 안내해주어 간신히 본 궤도인 1번 고속도로로 진입할 수 있었다. 3시간도 되지않아 바람을 타고 날아간 곳은 오늘 목적지인 Portage La Prairie였다. 서쪽 끝의 Timhorton에서 물을 보충하고 벤치에서 점심을 도로에서 자주마주치는, 검은 가죽자켓과 커다란 할리데이비슨을 운전하는 바이커들과 함께 먹었다. 점심을 먹자 욕심이 생겼는데, 100km 이상 더 가야 나올 내일 목적지인 Brandon까지 가기로 마음먹었다.


욕심이 과하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이 들어맞는 날이다. 내뒤를 밀어주던 바람은 끝까지 내 편이 아니였고, 풍향이 바뀌자 후회로 바뀌었다. 흘린 땀이 모두 소금으로 온몸에 하얗게 번졌을 때 겨우 찾은 가스 스테이션. 근처에 차가 전복된 사고를 봤는데 금세 경찰과 구급차가 와 상황이 정리되었고 다행히 운전자는 크게 다치지 않은 듯 했다. 가스스테이션에서 뭘 마셔도 갈증이 메워지질 않았다. 게다가 이제 곧 해가 질 터인데 아직도 거리가 꽤 남았다.


여행 중 최장거리 라이딩 기록을 예상하며 내리 페달을 밟았다. 다행히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떨어지려 할 때서야 바람이 잦아들었으니 해볼 만했다. 다만 어두운 밤이 싫었던 나는 해를 붙잡고만 싶었다. 빠르게 침몰하는 해가 미웠다. 찾아온 어둠은 고속도로를 몇 배나 위험한 장소로 만들었으니, 후미등을 켜고도 불안해 헤드랜턴을 최대로 킨 뒤 헬멧 뒤에 달아 도로에서 나를 알렸다.
“나 여기있어요”
무섭게도 도로 갓길로 붙어오는 대형 트럭들을 피해 최대한 갓길에 붙어가며 불빛 무리가 나오길 바랬다.

​보이질 않는 도시 라이트를 좇았지만, 당최 보이질 않는다. 얼마나 더 갔던가, 마침내 표지판이 나와 공포의 고속도로에서 벗어났다. 그것도 잠시 길을 잘못 들었는지 공장지대에 들어와 지도를 내리 훓었으나 내가 어디인지 알 수 없어 그저 방향감에 이끌려 페달을 밟았다. 한 시간이 더 지나서야 외곽지역 주택지역이 나타나고 몇 키로 좀 더 가서야 다운타운이 나왔다.
제일 먼저 두 어번 근방을 자전거를 타고 둘러봤으나 근처에 텐트를 치기 어렵다고 생각해 근처 공원을 찾아내 이동했다. Dinsdale park. 제법 큰 그리고 다운 타운과 가까운 공원으로 이상하게도 경찰이 순찰을 돌고있었다. 홈리스 때문인가 생각하고 마침 공원 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길래 눈치를 보며 큰 정자로 숨어들었다. 텐트를 치니 높이가 딱 텐트를 가려준다. 경찰도 알아채지 못한 듯 했다.
경찰이 서있는 이유를 혼자 추측하자 잠이 달아났다. 혹시 살인 사건이라도 일어난 걸까. 아니면.....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눈꺼풀에 실리는 긴 하루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잠들었다.
Winnipeg (Warmshower) - Trans Cananda Hwy1 - Portage La Prairie - Austin - Brandon (Dinsdale Park)
13hrs 10min 226km



CBM PRESS TORONTO 11월호, 2016
컬럼제공 : 김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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