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오너 일가, 물잔이 불러온 해일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횡포가 만천하에 공개되며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는 지난 2014년 12월에 대한항공 086편 이륙 지연 사건, 소위 땅콩 회항으로 더 잘 알려진 사건으로 오너 일가의 횡포가 얼마나 심한지 그 일각을 드러내어 보였는데요. 당시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당시 대한항공 부사장)가 마카다미아를 승객 의사도 묻지 않고 봉지째로 가져왔다는 이유로 승무원을 질책하고 급기야 고성까지 지르며 기체를 회항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오너 일가는 크고 작은 구설수에 오르다가, 지난 3월 막내 조현민이 광고 기획사 팀장에게 회의 중 기분이 나쁘다고 음료수 유리병을 던지고 물을 뿌리는 횡포를 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평소 조현민이 어떻게 주위 사람들에게 욕설을 하고 횡포를 부리는지 제보 및 녹취가 공개되었으며, 심지어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가 운전 기사를 비롯해 각종 고용인들에게 욕과 폭언을 퍼부은 일화들이 드러나고, 오너 일가가 대한항공을 이용해 명품 밀반입 구매, 관세 탈루 등 각종 비리 등도 밝혀졌습니다. 결국 지난 22일, 한진 그룹은 "오너 일가의 장녀 조현아와 차녀 조현민은 모든 한진 그룹 직책에서 해임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바꿀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대세입니다.
대한항공 직원들 1천여 명도 더 참지 못하고 오너 일가에 대한 진실을 낱낱이 밝히겠다며 단체 대화방까지 만들어 '폭언 녹취파일', '부당 업무 지시', '강등', '퇴사' 등 부당한 '갑질'에 대한 제보를 공유했습니다. 2018년 4월 기준으로 한진 그룹 및 대한항공을 수사하는 기관은 경찰, 검찰,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총 4곳입니다. 회의 시간에 조현민이 던진 물잔이 거대한 해일이 되어서 한진 그룹 오너 일가를 덮쳤습니다.

(사진=  pixab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