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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열혈청년 권용인의 세계일주 - 니하오! 워싀 한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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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d Park 댓글 0건 조회 1,109회 작성일 15-07-27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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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지금까지 가 본 나라 중에 어느 나라가 제일 좋았어?"
"음... 제일 좋았던 나라라... 살기 좋았던 나라는 호주!, 가장 재미있었던 나라는 중국!"

대개의 경우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되묻는다.
"ㅡㅡ^ 주웅~국!????? 특이하네!!! 중국이 왜 좋아!?, 위험하지 않아? "
 
많은 사람들이 중국과 중국인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사실 나도 중국 여행을 앞두고 두려웠다. 말도 통하지 않을 뿐더러, 주위사람들로부터 장기를 털릴 거라며 조심하라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었었다.
 
물론 땅 덩어리가 크고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나쁜 놈도 많겠지만, 내가 만난 중국인들은 대부분 착하고 호의적이며 '정'이 많았다.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한 친절한 중국!!! 대륙에서 겪은 많은 에피소드 중 몇 가지만 추려본다.
 
1. 충격과 공포!!! 내가 가진 모든 상식은 무용지물!!!
사실 처음 중국에 도착했을 때 정말 적응하기 힘들었다. 차마고도 여행을 위해 대도시가 아닌 중국남부의 운남성(윈난성 - 차마고도 구간)부터 여행을 시작했는데, 처음 몇일간은 정말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적응이 힘들었다. 대륙인들은 마치 내가 가진 상식들을 비웃는 듯 했다
 
- 어서와 :) 가방 잃어버린 적은 처음이지? 
라오스 국경을 통과하자마자 멘붕에 빠졌다. 징홍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멍라라는 곳에서 정차하여, 잠시 밖을 둘러보는 사이에 버스가 출발해버린 것이다. 30분 뒤에 출발한다는 말을 3시간 뒤에 출발한다고 알아들은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다음 날 겨우 다시 가방을 찾기는 했지만, 정말 식겁 했었다.
 
- 맨땅에 헤딩!?
징홍(시상반라)에 도착한 날, '맨땅에 헤딩하여 돈을 버는 사람'을 보았다. 혼자 시내를 구경하다가 '쿵쿵'거리는 울림을 느껴 고개를 돌리니, 말끔하게 생긴 젊은 청년이 머리를 사정없이 바닥에 내려 찧고 있었다.
 
내가 아픔이 느껴질 정도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안쓰러웠는지 그에게 1원씩 주고 갔다. 어느 정도 돈이 수북이 쌓이자, 그 청년은 벌겋게 부어 오른 이마를 왼손으로 감싼채, 미소를 띄며 유유히 자리를 떳다. 정말 마빡이를 능가하는 최고의 자학이었다.
 
- 내가 탄게 버스인지, 영구차인지...
징홍에서 따리로 가기 위해 슬리핑 버스표를 끊었다. 슬리핑 버스니까, 조금 편안히 갈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버스에 올라서는 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일반 버스를 개조하여, 짧고 좁은 침대를 빽빽히, 그것도 2층으로 다다다다닥 붙여둔 것! 앉아 가는 것은 사치! 슬리핑 버스였기 때문에 18시간 이상을 누워서만 가야 했다. '한 세시간 정도는 지났겠지?' 하며 눈을 떴는데, 3분이 지났을 때는 정말 영구차에 실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 힝! 속았지? 지금부터 시작되는 너와 나의 충격과 공포!
사실 지금까지는 모두 서막에 불과하다. 중국의 시골 휴게소 화장실에서 나는 정말 자의식이 붕괴 될 뻔했다. 아직도 내가 보았던 그 '뱀'의 형상이 잊혀지지 않는다.
 
징홍으로 가는 도중 정차한 시골 휴게소의 화장실은 아직도 푸세식 변소였다. '이 정도는 뭐... 시골이니까' 하며 이해 할 수 있었다. 근데 소변을 보는데 자꾸 뭔지 모를 위화감이 들었다. '피곤한 탓이겠지...'하는 순간, 입이 뜨악!!! 위화감의 정체가 드러났다!!! 어...어...엉덩이가 둥둥 떠다닌다. 정신줄을 겨우 붙잡고, 자세히 보니 사람들이 엉덩이를 까고 끙끙 큰 일들을 치루고 계신다. 중국인들이 넓은 땅덩어리만큼이나 개방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이건 개방적이어도 너무 개방되었다. 휴... 누구를 탓하랴... 시골 화장실에서 칸막이나 문 따위를 기대한 내가 잘못한 걸로 하자.
그런데, 그때!!! 무심코 한 아저씨의 엉덩이에서 구라비티에 이끌려 지구의 중심으로 돌진하는 황금 아나콘다(?)를 목격하고 말았다. 아... 글 쓰면서... 다시 떠올리고 말았다. 잊혀지지 않는다. 정말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아저씨는 마지막에 한번 더 임팩트를 주시는 것도 잊지 않으셨다. 거사를 치른 후, 일어나서, 팬티를 올리고, 바지를 올린 뒤, 밖으로 나가서, 버스를 타셨다. 나는 내눈을 의심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왜 경악을 금치 못했냐구? 다시 한번 더 읽어보라. 아저씨의 행동에서 뭔가 중요한 과정이 생략되었다.)

2.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공간 - 리쉬랩 프로젝트에 참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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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방랑자들의 은둔지, 따리에 도착했다. 원래 계획은 따리에서 3일 정도 머물며, 더러워진 내 안구를 정화시키고, 상처받은 심신을 회복 한 뒤 바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카우치 호스트인 파브리지오들의 집에 머물며 그들의 활동에 감화되어, '리쉬랩-문화예술공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애처럼 순수하지만, 많은 진리와 깨달음을 주던 파브리지오(40대 중반, 이탈리아), 20년 요리경력의 쉐프 '마우로'(30대 초반, 이탈리아), 그리고 윤진(20대 중반, 한국) 3명이서 중국 따리(대리), 얼하이 호수 바로 옆 차이춘이라는 마을에서 문화예술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처음 도착했을 때 윤진이가 집을 소개해주었는데, 벽화와 인테리어, 장식품 등등 집안 곳곳에서 이 집을 거쳐간 사람들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윤진이가 말했다. 

"여기서는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어요"
 
이탈리아 사람이 중국에서 예술공간을 만든다는 것도 참 특이했지만, 윤진이는 정말 유니크한 존재로 느껴졌다. 그녀는 3개월간 홀홀단신으로 유럽 무전여행을 다녀왔고, 인천에서 배를 타고 황해를 건너 자전거로 윈난성까지 왔단다. '나는 여자라서 위험해 or 내가 남자였으면 할 수 있을텐데'라고 말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윤진이가 더 대단하게 느껴지곤 한다.
 
윤진이가 해주는 여행 이야기와 깨달음들이 하나하나 모두 깊이 공감이 갔다. 내가 했던 생각 하나 하나들, 나는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깨우친 것들을 이 조그마한 동생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여행 이야기를 할 때면, 한없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곳에서 한국에서 알지 못했던 것들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왜 난 조금 더 일찍 여행을 떠나지 '못'했을까..? 아니!!! 왜 떠나지 '않'았을까?!!!.'
 
리쉬랩의 오픈이 다가오면서 나는 이것저것 잡일을 도맡아 하며 그들을 도왔다. 그라인더로 유리병을 잘랐고, 청소를 했으며, 낮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시장에 가서 장을 봐왔다. 그리고 매일 저녁식사를 담당했다. 갖가지 채소들을 가지고, 소금과 후추와 설탕과 식초만으로 매번 다른 맛을 내자 파브리지오와 윤진은 놀라워했고, 쉐프인 마우로도 맛있다고 칭찬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번 위기가 닥쳤던 적이 있다. 하루는 파브리오가 작은 전기톱으로 목재를 자르는 것을 도와달라고 하였다. 흔쾌히 승낙하고 자르는 도중 갑자기 톱이 튀어 올랐다. 안에 못이 박혀있었는데, 그걸 확인 못 한 것이다.
 
톱이 내 오른팔을 감고 계속 회전하며 옷을 감았다. 톱을 떼 내기 위해 던졌지만, 옷에 걸려 여전히 내 오른팔 위에서 톱날이 돌고 있었다. 패닉 상태에서 바닥에 있는 콘센트를 뽑아서 겨우 톱날을 멈추었다. 비명소리가 오갔다.
 
침착한 척 다들 진정시키면서 톱을 떼내고 옷을 벗으면서, 드는 생각은 그저 세글자 'ㅈ됬다.'. 옷을 벗어보니 살이 정말 깊게 파였었다. 다행히 출혈은 심하지 않았고, 손가락이 움직였다. 곧바로 병원에 가서 팔을 꼬메고, 그렇게 오른팔에 영광의(?) 흉터를 얻게 되었다. 다행히도 생활에는 아무 지장 없지만, 그 날 이후 전기톱 공포증이 생겼다.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톱이 머리로 튀어오르지 않아 참 다행이다. 그렇게 깊게 파였는데도, 동맥이나 신경을 안 건드린걸 보면 나는 참 행운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히히ㅋ
 
며칠 뒤 모든 사람들의 노력으로 리쉬랩의 오픈은 성대하게 이뤄졌다. 마을 주민들과 외국 관광객들 수십명이 몰려와서, 마우로의 요리를 맛보았다. 사람들은 집 이곳 저곳을 구경했고,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졸리는 요가와 춤을 선보였고, 판다와 바벨커플은 불춤을 췄다. 나도 축하공연으로 춤을 췄는데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정말 취향이 독특한 몇몇 여자들은 공연이 끝난뒤 내게 '반했다'고 말했다. 믿거나 말거나~)
 
마지막으로, 모두의 소망을 담은 풍등을 하늘에 날리며 그렇게 리쉬랩 오픈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궁금하다.
정말 아름다웠던 그 밤... 내 풍등은 내 소원을 어디까지 날려보냈을까?

3. 중국청년들과 히치하이킹 차마고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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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위에서 '그르릉'거리며 같이 잠 들었던 '잭'이 하도 '냐옹냐옹' 울어대는 통에 잠에서 깼다. 커튼을 걷으니 해가 벌써 중천이다. "몇시지???" 하며 시계를 보니 12시가 지났다.
 
전 날 이곳 '리쉬랩'의 영상을 만드느라, 밤을 새는 바람에 늦잠을 자버렸다. 너무 정들어 버린 이곳. 그러나 더 이상 머물면 너무 정들어 영영 떠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제 다시 옛 마방의 흔적을 찾아 '차마고도' 여행길에 오를 시간이다!
 
비가 살포시 내린다. 히치하이킹이 쉽지 않을것같아 걱정되었다. 조금씩 다음 목적지인 리장 방면으로 걸어가며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던 중, 이미 먼저 나와서 좋은 길목을 차지한 중국 청년 둘을 만났다.
 
씨우씨우(18세, 여)와 트리(18세, 남)!
 
트리와 씨우씨우의 영어수준은 초딩 수준인 나와 비슷했다. 모두 영어를 잘 못함에도 불구하고 수준이 비슷하다보니 오히려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나 리장 가는데, 너희한테 조인 해도 돼?" 하고 물었다. 갑작스런 내 요청에도 그들은 망설임없이 흔쾌히 수락했다. 그리고 이미 나를 포함하여 7명이 이 길위에서 리장으로 가기 위해 히치하이킹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마이클잭슨 흉내를 내며, 도로위에서 신나게 춤을 추며 히치하이킹을 시작했다.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승용차 한대가 멈춰 섰다. 그런데 자리가 부족해 두 명만 탈 수 있단다.
 
나는 선뜻 씨우씨우와 트리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내 걱정하지 말고 둘이 먼저 타고 가. 나는 다음 차로 따라갈게!!!"
하지만, 휴대폰도 없고 중국어도 못하는 내가 걱정 되었는지, 선뜻 타지 못하고 망설이더니, 가위바위보를 한다.
 
트리가 이겼다. 나는 당연히 트리가 타고 갈 줄 알았다. 근데 그가 말했다. "내가 이겼으니 내 마음대로 정할게. 씨우씨우 니가 먼저 타고 가. 나는 미키랑 같이 갈게" 트리의 마음에 참 감동 받았다.
 
트리와 나는 '짜이요우'(파이팅)을 외치며 계속 시도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히치하이킹에 다시 성공하였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트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졌다.
 
그는 18살이고, 대학생이고, 방학을 이용해 여행을 하려고 한단다. 내 여행이야기를 듣더니, 이것저것 물어보며 부럽단다. 자기도 세계여행을 하고싶지만 돈 뿐만 아니라, 중국인이라서 제한되는 게 많다고 했다. 내가 첫 한국친구이고, 나를 만나서 기분이 너무 좋단다.
 
리장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는 계산을 하려는데 트리가 '너는 손님이고 여기는 내 나라 중국이니 내가 사겠다' 라며 지갑을 꺼내 들었다. 내가 그 손을 가로막으며 '우리는 친구지만, 내가 너보다 나이 많다.
 
내가 형이니 내가 사겠다'고 계산했다. 우리 둘 다 서로의 눈을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트리는 원래 2명의 친구가 더 있었는데, 차를 따로 타고 오는 바람에 한참을 헤멘 뒤에서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모두 티벳으로 갈거라는데, 자기들이 도와줄테니 같이 넘어가보지 않겠냐고 물어봤다. 하지만, 이들에게 피해가 돌아갈까봐 선뜻 확답을 하지는 못했다. (사실 지금에서 생각하면, 용기와 무모함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들과 한참을 빗속을 헤멘 뒤에서야, 한 빈관(모텔)에서 인당 30위안에 묵을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주인이 40위안을 불렀는데, 이 친구들이 계속 깎고 깎고 깎고 또 깎았다!!! 그래도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던 주인, 가만히 뒤에서 지켜보던 내가 나섰다.
 
"이쁜이 라오반(주인장), 나 한국인, 돈 없어, 깎아줘, 너 사랑해" 하니, 자기가 한국인 너무 좋아한다며 30위안에 머물게 해줬다. 그 이후로 애들은 모든 상황에서 '얘 한국인인데, 중국 놀러왔음'이라며 값을 깎았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었다. 왠지 한국인임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다음날, 우리는 수허꾸청(수허고성)으로 향했다. 전날 히치하이킹을하며 보았던 7명이 모두 이곳에 모이기로 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씨우씨우와 산책 겸 마을을 둘러보는데 개인적으로 어제 둘러본 리장보다 더 좋았다. 만화나 영화의 배경이 될 법한 참 아기자기하고 이쁜 전통마을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곳이 정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실제 배경이 되었던 곳이었다. 별 계획 없이 그냥 왔지만, 사람을 잘 만나니 절로 좋은 곳은 다 가게 된다. 운이 좋았다.
 
마을 한바퀴 산책을 다녀오니 일행이 또 더 늘었다. 중국인들의 친화력은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숙소에서 2명이 더 조인하여 9명이서 차마고도를 여행하게 되었다.
 
(참고로, 다음날 3명이 더 조인하여 총 12명이 같이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함.) 이들은 다들 티벳으로 향한다고 했다. 그들은 세계여행중인 나를 부러워했지만, 나는 그렇게 모르는 사람들과 하루만에 친해지고 함께 여행하는 그들이 부러웠다.
 
9명이 같이 식사 할 겸 밖으로 나왔는데, 처음으로 식당에서 제대로 된 중국요리를 맛 보았다. 주인 아저씨가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자, 순수 만든 깍두기와 김치, 배추쌈, 된장도 서비스로 주었다.
 
다들 허기져서 밥을 열심히 먹고 있는데, 화장실 가는 척 몰래 주인에게 다가가서 나직히 말을 건넸다. '쉿!!! 뚜 샤오 치엔? (쉿! 얼마에요?). 센스있는 주인아저씨가 내가 뭘 하려는지 눈치채고는 계산기를 두드리더니 숫자를 보여주었다.
 
깎아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계산기 숫자를 깔끔하게 200위안으로 만들어주었다.
 
36달러 정도 되는 돈. 큰 돈은 아니지만, 가난한 여행자에게는 귀한 돈!!! 그러나 이 젊고 멋진 중국 청년들을 위해 밥 한끼 사고 싶었다.
 
이윽고 식사를 마치고, '마오마오'가 정산하려고 주인에게 밥값을 물어본다. 식당주인이 쏼라쏼라 시끄럽게 아이들을 향해 말한다. 주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두 일제히 나를 쳐다보았다.
 
마오마오와 트리가 네가 돈을 왜 다 냈느냐, 여행해야 되지 않느냐, 같이 내자며 돈을 거둬주겠다고 하는데 내가 단칼에 거절하며 단호하게 말했다. "니먼씌 워다 하오 팡요우(느그들은 내 친구여.) "

식당이 내 이름으로 소란스러워졌다. "미키! 미키! 미키!!!..."

아직도 감동스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던 그 16개의 눈망울들을 잊을 수가 없다.

마침 이날 마을에서 축제가 열렸다. 다 같이 전통 민속춤 행사(강강술래와 유사함)에 참여했다.
 
모두 같이 손잡고 원을 돌며 춤을 추었다. 마을사람들과 흥겨운 축제를 즐겼다. 그리고 나서 숙소로 돌아가서 다 같이 여행하게 된 기념으로 맥주를 마시는데, 우연히 나시족 형님을 알게 되었다.
 
중국 청년들에게도 소수민족인 나시족과의 만남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나 보다. 형님의 이야기를 모두 진지하게 귀담아듣고 질문했다. 나시족 형님이 3000년 전통 나시족 노래를 들려 주었다.(노래라기보다는... 타령에 가까웠다.)
 
내가 답례로 맥주를 따라드리니, 이런 건 술이 아니라면서 티벳에서 가져온 전통주를 꺼내왔다. 달콤한 향이 나는 차가운 술 한 모금에, 식도가 타올랐다.
 
나는 그저 따궈따궈(형님형님) 하면서 술을 따라드렸고, 그도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나를 한궈런 동생이라 부르며 자기가 아끼는 모자를 선물로 주었다. 모두 다 같이 달이 기우는 만큼 술잔을 기울였다. 밤이 깊어가는 동안, 우정도 깊어졌다.
 
이후 후타오샤(호도협)와 샹그릴라 등 짧지만 함께한 모든 일정에서,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그 친구들은 항상 내 주위를 감싸고, 나를 챙겨주며 그들의 문화와 언어를 가르쳐주었다.
 
지금도 그들과 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으며 인연을 유지해가고 있다. 옛 마방의 자취가 서린 차마고도의 아름다운 풍경도 좋았지만, 나에게 풍경보다 더 큰 기쁨을 준 것은 역시 '사람'이었다.
 
말은 잘 통하지 않더라도, 마음은 통한다. 그래서 국적과 나이를 뛰어넘어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언제 또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을까? 내게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준 친구들. 그들이 보고 싶다. 약속대로 다시 만날 그날을 꿈꾼다. 

 [자료출처 권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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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청년 권용인의 세계일주 - 일확천금의 늪

작성자: Ed Park, 작성일: 07-27, 조회: 1896
2013. 12. 11이곳은 알버타 북서부의 작은 마을 Fox Creek. 나는 현재 신축호텔 공사현장에서 노가다(막노동) 중이다. 솔직히 너무 춥고 체력이 많이 딸린다. 혹한의 추위(영하 30도), 온통 하얀 세상! 매일같이 눈이 내린다. 평소 안 쓰던 근육들을 사용했더니 '어머, 오빠! 왠일이야~왠일이야!? ...

Festival of Lighting in Vancouver

작성자: Ed Park, 작성일: 07-27, 조회: 1069
예년에 비해 눈도 많이 오고 유난히도 추운 한파가 찾아 온 이 곳 밴쿠버 2013년 하고도 12월.....누군가 붙잡고 언제 그렇게 스쳐 지나갔냐며 하소연 해보고도 싶은 한해가 그렇게 흘러가버립니다.이런 고즈넉한 겨울날 그리고 한해가 지나가는 이때 즈음.....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며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다가올 한해를...

올겨울은 Cypress - 싸이프레스에서 스키,보드 타볼까???

작성자: Ed Park, 작성일: 07-27, 조회: 1800
Cypress Mt - 싸이프레스 스키장은 밴쿠버 로컬 스키장에서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웨스트 밴쿠버 끝자락에 위치한 싸이프레스는 2010년 동계 올림픽때 위슬러와 함께 올림픽 경기장으로도 쓰여진 곳입니다. 총 9개의 리프트와 50개가 넘는 슬로프가 있습니다. 알파인 스키뿐만 아니라 19k...

열혈청년 권용인의 세계일주 - 니하오! 워싀 한궈런!

작성자: Ed Park, 작성일: 07-27, 조회: 1110
"너 지금까지 가 본 나라 중에 어느 나라가 제일 좋았어?""음... 제일 좋았던 나라라... 살기 좋았던 나라는 호주!, 가장 재미있었던 나라는 중국!"대개의 경우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되묻는다."ㅡㅡ^ 주웅~국!????? 특이하네!!! 중국이 왜 좋아!?, 위험하지 않아? " 많은 사람들이 중국과 중국인에...

겨울 Gataway! BC주 최고의 SPA!!

작성자: Ed Park, 작성일: 07-27, 조회: 2339
밴쿠버의 겨울은 동부에 비하면 춥지는 않지만 비가 주륵주륵 오는 우기여서 더욱 춥게 느껴지기만 합니다.그렇기에 밴쿠버에서는 고국에서 즐겨가던 찜질방이나 사우나가 더욱 그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비록 한국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은 위로가 되는 SPA - 스파가 곳곳에 있다는것 아시는지요?오늘은 BC주에서 인기 있는 스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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