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크라쿠프에서 나치의 만행과 유대인의 아픔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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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1,620회 작성일 20-10-12 12:00본문
2017년 8월부터 세계여행을 하는 겁나신나부부의 크라쿠프에서의 그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 배경지 유태인 지역 게토 Ghetto
식사를 마치고 올드타운 외곽에 유태인들이 모여 살았던 게토(Ghetto) 지역으로 향했다. 게토로 향하는 길에 우연히 들리게 된 카지미에시(Kazimierz). 카지미에시는 14세기부터 유태인이 정착해 살았던 곳으로 세계 대전 이후 폐허가 되었지만, 폴란드 정부의 노력으로 다시 유태인들이 돌아와 그들의 문화를 되살리고 있는 곳이다. 우리는 매우 오래된 도서관에서 나치에게 희생된 유태인 가족들의 사진 전시회를 관람했다. 그들의 언어와 말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아무런 죄 없이 희생된 평범한 가족들의 사진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아주 무거워졌다. 한편으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악몽 같은 일들을 잊지 않고 되새기기 위해 더 드러내려는 그들의 노력에 느끼는 점이 많았다. 도서관을 나와 유태인 광장으로 가는 길에 세계 2차대전에 나치로부터 죽임을 당한 6만 5천 명의 폴란드 국적 유태인을 위로하는 묘비도 볼 수 있었다. 유태인 광장에서는 버기를 타고 다니는 가이드 투어가 있었다. 전 세계 유태인들이 동족의 슬픈 과거를 바로 알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다시 쉰들러 박물관이 있는 게토 지역으로 발길을 옮겼다.
조금은 무거워진 걸음으로 비스와강을 건너 Ghetto 지역에 도착했다. 나치는 크라쿠프의 외곽 빈민가(Ghetto)에 유태인 캠프를 만들어 모든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 그들을 관리하였다. 쉰들러 박물관 이정표를 따라가다 만난 게토 영웅 광장(Ghetto Heroes Square). 이곳에는 주인 없는 33개의 비어있는 청동 의자가 놓여있었다. 이 광장은 처분 대상으로 분류되어 오시비엥침 수용소로 향하게 되는 유태인들이 기차를 타기 전에 모였던 광장으로 알려져 있다. 광장의 청동 의자들은 기차를 기다릴 때 집에서 가져와 앉았던 의자가 주인이 떠난 이후 광장에 외로이 남아있던 모습을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 당시 모습을 지켜봤던 누군가가 그때를 회상하며 만들어 놓았던 것은 아닐까. 의자 앞에 헌화하거나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광장을 나와 기찻길 아래 터널을 통과해 쉰들러 공장으로 향한다. 크라쿠프 현대 미술관 옆에 드디어 오스카 쉰들러 박물관이 보인다. 박물관 입구로 들어가면 쉰들러의 사진과 그가 살렸던 많은 유태인들의 사진을 만날 수 있다. 돈을 쫓아 독일에서 폴란드에 건너왔지만, 나중엔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 한 명의 유태인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가난하게 생을 마감했던 쉰들러. 한 사람이 세상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탈무드의 한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묻힐 수도 있었던 그의 이야기는 그가 살린 유태인들의 노력으로 재발견되었고 결국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다. 아픈 과거를 묻지 않고 더욱 드러내어 아픔을 치유하려는 그들의 모습에서 배울 점이 참 많이 느껴졌다. 티켓을 구매하려 했는데 문 닫기 최소 1시간 반 전에는 입장해야 한다며 간발에 차이로 입장을 할 수 없었다. 이곳은 정말 꼭 와보고 싶었기 때문에 내일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오기로 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올드타운으로 향했다. 어느덧 늦은 저녁이 되었고, 크라쿠프의 올드타운은 화려한 불빛으로 밝았다. 중앙 광장은 많은 관광객과 레스토랑들로 활기 넘쳤다. 낮에는 투박해 보였던 성모마리아 성당도 조명을 받으니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중앙 광장에서 크라쿠프의 마지막 저녁을 보냈다. 내일은 쉰들러 공장과 크라쿠프 외곽에 소금 광산을 가보자!
크라쿠프 여행 : 쉰들러 리스트 박물관 / 폴란드 크라쿠프 게토 유태인 거주 지역
크라쿠프 둘째 날, 아침 일찍 오스카 쉰들러 공장 박물관에 찾아왔다. 올드타운에서 벗어난 게토(Ghetto) 지역에 있는 박물관 앞에 주차한 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섰다.
박물관 티켓은 3가지 종류를 판매한다. 첫 번째는 Permanent Exhibition으로 기본 전시, 두 번째 Temporary Exhibition은 시즌에 따라 주제가 바뀌는 임시 전시이다. 기본 전시 티켓에는 임시 전시가 포함되어 있다. 세 번째 Memory Trail은 쉰들러 공장뿐만 아니라 다른 두 곳을 더 가볼 수 있는 통합권이다. 쉰들러 박물관만 보는 경우 기본 전시 티켓만 구매하면 된다. 전시 처음에는 평화로운 크라쿠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이 많았다. 나치가 전쟁을 일으키기 전 행복해 보이는 폴란드 사람들의 가족사진을 구경할 수 있었다. 평화로운 사진 방 끝에는 마치 큰일이 곧 닥칠 듯 새빨간 빛의 복도가 나타났고, 그 복도를 넘어가면 있는 방에서 놓여있는 쌍안경. 쌍안경을 들여다보니 흐릿한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나치의 깃발 그리고 나치의 침공.
장갑차로 무장한 나치는 1939년을 9월을 시작으로 폴란드를 남서쪽에서 점령하기 시작한다. 리투아니아의 빌뉴스와 우크라이나의 비비우까지 영토가 넓었던 폴란드 그리고 그런 폴란드를 침략하는 독일 나치의 정령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었다. 나치 병사들이 크라쿠프 시내를 점령하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며 인터뷰하는 폴란드 할아버지의 영상. 그리고 크라쿠프 전체를 뒤덮은 새빨간 나치의 깃발들이 소름 끼쳤다. 또한 나치가 사용했던 무기, 그리고 고문에 사용했던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린 두 번째 도장을 받았다. 유태인을 상징하는 별 표시와 Ghetto라 쓰여있는 벽을 지났다. 나치는 빈민가인 Ghetto 지역에 유태인들을 몰아넣고 마치 감옥처럼 두꺼운 담을 쌓았다. 게토를 오갈 수 있는 4개의 문을 만들었는데, 유태인들은 이 지역을 허가 없이 벗어날 수 없고, 이곳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검문을 물론이고 나치에게 받은 허가증은 있어야 했다. 게토에 입구에 붙어있었던 문구에는 마치 동물원 사파리처럼 '유태인 거주 지역'이라 팻말과 차에서 내리지 말고 그냥 지나치라는 안내 문구가 쓰여있다.
이곳에는 그들의 삶의 단편을 아이들의 눈으로 엿볼 수 있는 그들의 일기들이 적혀있다. 하루에 겨우 250~300칼로리밖에 섭취할 수 없었고, 힘든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여러 가족이 작은방 한 칸에서 함께 거주해야 했던 인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험난했던 삶을 배울 수 있었다. 나치들은 종종 유태인들을 줄이기 위해 예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그들을 선별하였다.
1942년 6월, 단 이틀간 만 발행한 블루카드. 이 카드를 발급받지 못한 사람은 게토를 떠나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6월 작전으로 불리는 이 사건으로 7천 명의 유태인이 Belzec의 수용소로 쫓겨나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우리는 대표적으로 나치가 운영한 유태인 수용시설에 대해 오시비엥침 수용소만 알고 있지만, 폴란드 전역에 적어도 20개의 유태인 게토 지역과 10개 이상의 가스실을 운영한 수용소가 존재했다.
또한, 게토에 있었던 오스카 쉰들러가 운영한 군수 공장에 대한 사진이 나온다. 돈을 쫓아 폴란드에 찾아온 돈만 밝히던 장사꾼 쉰들러,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어떤 부정한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가 운영했던 군수 공장 사진이 나온다. 그리고 그가 일했던 그의 사무실. 영화에 나왔던 바로 그 사무실이다. 그는 이곳에서 돈을 벌기 위해 두드리던 계산기를 어느 순간부터는 한 사람의 유태인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렸다.
전시의 마지막, 다양한 나라의 말로 적혀있는 사연들. 악몽 같던 시기를 견디어 낸 뒤 자신이 겪은 일들을 증언하는 이야기들이 적혀있다. 잠시 서서 그들의 이야기를 눈으로 들어주었다.
"HE WHO SAVES ONE LIFE SAVES THE WORLD ENTIRE". 이렇게 전시의 마지막에는 탈무드 한 구절이 나온다.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교훈에 대한 이야기. 오스카 쉰들러가 행했던 행동과 딱 맞아떨어지는 구절이 나오며 전시는 끝난다. 전쟁이 끝나고 독일에 돌아가 가난한 삶을 살다 운명한 오스카 쉰들러. 그렇게 조용히 죽음을 맞이한 그의 무덤은 그가 살렸던 많은 유태인들의 노력으로 현재 이스라엘에 있다고 한다. 나중에 이스라엘에 가게 된다면 꼭 한번 들러봐야겠다 다짐했다.
전시가 끝나면 쉰들러 리스트 영화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카페가 나온다. 할리우드 영화지만 이곳에서도 영화가 촬영되었다.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쉰들러를 연기했던 젊은 시절의 리암 니슨의 사진이 걸려있다. 어렸을 때 보았던 그 영상 그대로의 모습이다. 그 옆으로는 영화 촬영 당시 사용했던 클래퍼보드와 감독이 썼던 모자와 노트가 전시되어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영화의 감동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았다.
쉰들러가 살린 많은 사람의 얼굴을 한 번 더 마주했다. 전쟁이 낳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아픈 상처들이었지만 다들 잘 극복하고 살았길 다시 한번 더 기도하며 박물관을 떠났다. 자 이제 크라쿠프를 떠나 소금 광산으로 가보자!
크라쿠프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
크라쿠프에서 쉰들러 박물관을 구경한 뒤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으로 향했다.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은 폴란드 크라쿠프 여행 중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으로, 13세기부터 2007년까지 소금을 캤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금 광산이다. 염전에서 바닷물을 가둬 증발시켜 얻는 천일염과 다르게 과거 지층 활동으로 땅속에 묻힌 소금 덩어리, 암염(Rock Salt)을 캐는 곳이다.
소금 광산은 전 세계에 꽤 많이 있지만,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이 유명한 이유는 오랜 역사와 거대한 규모로 1978년 UNESCO 유물로 지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광산은 수백 미터 지하에 총 287km의 길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마치 거대한 지하 도시를 형성하게 되었다. 투어를 통해서 그 지하 도시 일부분을 구경할 수 있다.
컬럼제공 : 겁나신나부부
CBM PRESS TORONTO 10월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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