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겁나신나부부, 걸어서 탈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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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1,509회 작성일 20-03-20 10:40본문
D+21 탈린 올드타운 프리워킹 투어 / 멋진 에스토니아 탈린 시내 구경
호스텔 입구에서 우리는 기다리고 있는 직원의 안내를 받고 도착한 우리 방. 3층에 위치한 4인실 방인데 우리 둘만 사용하였다. 배가 고팠던 우리는 짐을 대충 정리하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근처 마트로 향했다.
발트 3국 중에 가장 잘 산다고 하는 에스토니아는 거리에서도 뭔가 여유가 느껴졌다. 게다가 러시아와 비교해 마트가 너무 크고 좋았다. 다양한 식자재와 공산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우리나라 과자, 고추장, 라면들을 마트에서 취급하고 있기에 너무 반가웠다. 한국을 나서며 '고추장 따윈 필요 없어!'라며 호기롭게 여행을 나왔지만, 한국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고추장. (장기 여행 Tip 하나! 뭐든 살 수 있을 땐 사야 한다! 안 사면 100% 후회한다!) 초밥뿐만 아니라 다양한 맥주와 와인을 판매하는 'Solaris 마트'에서 한방에 유럽에 왔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저녁을 마치자 어느새 어두워진 하늘. 멋진 밤거리를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탈린의 올드타운은 관광지라 저녁이 되어도 사람들이 꽤 있었고, 치안이 불안하지 않아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올드타운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대형 광장은 저녁 식사를 즐기는 많은 사람으로 붐볐고, 1400년대에 지어진, 시청 건물로는 북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고딕 양식의 청사 건물이 멋지게 자리 잡고 있었다. 성곽으로 둘러싸인 올드타운은 크게 시청광장이 있는 낮은 층과 계단을 올라야 하는 높은 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위층 전망대에서는 멋진 탈린의 야경을 즐길 수 있었다. 언덕 위는 아래보다 멋지고 성당과 화려한 건물들이 있었다.
호기심이 잔뜩 생긴 나는 숙소에 들어와 투어를 보던 중 가이드와 올드타운을 함께 걸으며 설명을 듣는 프리 워킹 투어를 알게 되었다. 매일 자정에 영어로 진행되는 이 투어는 마침 숙소 근처에 있는 Tourist Information Center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게다가 공짜라니!
다음 날 아침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투어 시간에 맞게 관광 안내소로 향했다. 벌써 많은 사람이 워킹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모여있었다. 잠시 모여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가졌다.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는 투어는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 곳들은 패스하고 올드타운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을 함께 걸어 다니며 설명해줄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의 가이드 톰은 인원 체크를 마친 뒤 에스토니아의 역사 얘기를 시작한다. 에스토니아는 국가로 독립한 지는 불과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그사이 두 번의 독립이 있었다고 한다.
그중 특히 독일과 러시아에 많은 통치를 받았다고 하는데 세계 1차 대전 후 독일이 힘이 빠지고, 제정러시아가 혁명으로 어지러운 틈을 타 아무도 관심이 없어진 땅이 된 에스토니아는 1918년에 첫 독립 선언했다고 한다. 하지만 러시아를 재정비한 소비에트 연방(소련)은 아주 손쉽게 1940년 에스토니아 지역을 다시 지배했다고 한다. 그렇게 다시 누군가에 지배를 받던 에스토니아는 1991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또다시 자연스레 독립! 따지고 보면 제대로 국가가 된 지는 30년이 채 되지 않는 나라이다.
"Estonian has no sex and no future" 에스토니안들 에게 유명한 말이라고 한다. 무슨 말이지? 당황한 눈빛을 주고받고 있는 우릴 보며 톰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짓더니 그들의 언어 Estonian은 유럽의 다른 언어들과 다르게 단어에 성별과 미래형 문장이 없다고 한다. 이런 언어의 특성 때문에 이들은 종종 이런 농담을 즐겨 하는 듯 보였다.
탈린 올드타운에는 성당 건물이 꽤 많은데, 이는 새로운 지배자들이 탈린을 점령만 하면 기념을 위해 항상 성당을 새로 지었다고 한 탓이라고 한다. 그런 탓에 그들은 너무나 많이도 지어져 있는 성당을 보며 ABC라고 하는데 이는 Another Bloody Church 혹은 Another Boring Church 뜻한다고 한다.
언덕 중간쯤 올랐을까? 굵고 멋진 성탑을 만났다. 이 탑의 이름은 'kiek in de kök'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부엌을 엿보다'라는 말이라고 한다. 탑이 너무 높아 다른 집 부엌에서 요리하는 것이 다 보인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 옆에 Maiden's Tower 혹은 Virgin Tower라 불리는 사각형의 성벽과 탑이 보인다. 지금은 카페로 운영 중인 이곳은 오싹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중세 시대에는 살아있는 처녀를 성탑 지하에 가두면 성벽을 더욱 견고하고 영원하도록 만들어준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탓에 정말로 Greta라는 여인이 이곳 지하에 감금되었다고 한다.
아래쪽에 내려와서 만난 또 다른 문. 별거 없어 보이지만 꽤 유명한 곳이다. 이름은 Long-Leg Gate로 귀족들이 사는 톰페아 언덕을 올라가는 길을 지키는 문인데, 올라가는 길이 경사가 낮아 마차들이 다닐 수 있었던 길이면서 낮은 경사만큼 길이 길어서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그리고 도착한 투어의 마지막 목적지, 탈린 시청 광장. 광장 주변으로는 식당들이 자리하고 중앙에는 멋진 시청 청사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이곳에 멋진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이 광장에는 시청 건물뿐만 아니라 반드시 들려야 하는 매우 유명한 곳이 있는데, 그곳은 바로 없는 것 빼고 다 판다는 전설의 약국 Apteek이다. 600년 정도 운영 중인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으로 사랑의 묘약, 저주의 묘약 등 정말 다양한 약들을 팔기로 유명한 곳이다. 광장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약국의 내부는 정말 중세의 약국에 와있는 기분이다. 물론 이제는 일반 약품을 취급하는 평범한 약국이지만, 과거의 모습과 기록을 가진 박물관이기도 하다. 입장료는 별도로 없고 그냥 아무나 들어가서 구경이 가능하다.
Apteek 약국에 대한 설명을 마지막으로 프리 워킹 투어는 끝난다. 고생한 톰에게 다들 약간의 수고비를 주고 각자 구경을 위해 나섰다. 광장을 나서려던 차에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풍겨온다. 그쪽을 바라보니 중세 복장을 한 상인이 꿀 아몬드를 팔고 있다. 샘플을 한두 개 먹어보니 너무너무 맛있다. 탈린 거리를 다니다 보면 종종 만날 수 있는 간식거리, 꿀 아몬드. 맛나니 꼭 드셔보세요~
시청광장을 벗어나 Pikk 거리로 들어섰다. 올드타운의 중앙에서 Paks Margareeta라는 대형 대포 타워를 가진 성문으로 이어져 있는 길이다. 이 길은 항구 쪽으로 길게 쭉 뻗은 길로, 항구무역이 활발했던 탈린 무역상(길드)들의 집을 만날 수 있는 거리이다.
길드들은 자신들의 성공을 위해 각자 자신들만의 성인을 선정해 모셨다고 한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길드는 화려한 녹색 문 위 십자가에 흑인 얼굴이 그려져 있는 House of the Blackheads라는 곳으로, 길드 회원들은 모두 백인이었지만 이집트 출신의 흑인 성인인 모리셔스 성인을 모셨다고 한다.
길드 건물들은 자신들의 부와 성공을 상징하는 다양한 문양을 볼 수 있었지만, 또 다른 특징이 눈에 띄었다. 모든 건물 위에는 툭 튀어나온 도르래가 설치되어 있다. 길드 거리를 구경하고 만난 한때 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는 성 올라프 성당.
DEPOO 마켓 구경 / 팬케이크 맛집 Kompressor
우리는 탈린 올드타운 외곽 DEPOO 마켓으로 향했다. 좁은 골목의 올드타운 밖으로 나오면 시원시원한 하늘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다. 잠시 푸른 하늘을 즐기며 탈린 거리를 걸었다. 오래된 역사를 리모델링하면서 현대식 매장이 들어선 Turg 매장. 내부에는 커머셜 식당과 가게들이 자리 잡고 있다. 편하게 식사와 맥주 한 잔 즐길 수 있는 곳인 듯 보였다. 재미난 기념품을 판매할까 해서 와봤지만, 옛날 동대문 시장에 온 듯한 분위기가 풍겼다. 아까 가이드 톰이 소개해준 팬케이크 맛집을 찾아가기 위해 다시 올드타운으로 돌아왔다.
Kompressor 미국식 팬케이크가 아닌 유럽식 팬케이크, 마치 파리의 프라페 같지만, 훨씬 건강한 맛이다! 크기도 얼마나 크던지 사진으로 다 담진 못했지만 사람 얼굴만 한 사이즈이다.
컨텐츠제공: 겁나신나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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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M PRESS TORONTO 3월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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