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겁나신나부부의 세계일주 열 번째 이야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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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1,634회 작성일 19-12-23 17:45본문
D+16 모스크바의 마지막날 /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이동
슬슬 미사시간이 되어 성당으로 향하였다. 성당은 복원공사중이 한창이었다. 그래도 미사보는데는 크게 문제는 없었다. 몇주만에 카톨릭 성당 미사를 보아서 기분이 한결 좋았다. 특히 미사중에 들었던 성당에 울려퍼졌던 아름다운 찬송가에 감동을 받았던 것이 너무 인상 깊었다. 미사를 마치니 어둑 어둑해진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서 슬슬 짐을 찾아 기차역으로 가야한다. 성당 근처에 젊은 기운이 느껴지는 거리가 있어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을 즐길 수 있었다.
숙소 근처에서 우리는 저녁 식사할 곳을 찾았다. 뮤뮤(My My)라는 러시아의 맥도날드 같은 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였다. 부페식으로 식사를 골라서 돈을 지불하는 방식의 식당이었는데, 가격적인 면이나 맛면에서나 크게 매력적임을 느끼진 못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린 숙소에서 짐을 챙겨서 기차역으로 향했다. 우리는 Kurskiy역에서 밤기차를 타기 때문에 Kurskiy역으로 향했다. 역에 도착하여 티켓 머신에서 티켓을 프린트 하였다. 드디어 우리 기차의 플랫폼이 나왔다. 116번 기차 9번 플랫폼으로 걸어갔다. 우리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가는 기차는 2등석을 예약했다. 2등석은 3등석과 비교해서 아주 훌륭했다! 우선 베개와 이불이 자리에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있고, 6인석이 아닌 4인석이고 4인실 방에 문이 달려있다는 장점, 2층자리가 천장이 높다는 것 뿐만 아니라, 두다리를 쭉 뻗어서 잘 수 있었다. 3등석은 2층이든 1층이든 다리를 뻗기에 침대가 짧아서 복도에 다리가 나가게 되어 편하게 뻗지 못했었다.
우리 칸에는 모스크바에서 일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사는 러시아인이 함께 탔다. 영국계 회사에서 일한적이 있어서 영어를 잘하였다.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최근 북한 핵 실험과 미사일때문에 관심이 매우 많아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북한과 한국의 관계를 설명해주었고, 이런일이 있지만 한국은 크게 위기감 없이 살고 있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덕분에 우리도 러시아에 대해서 얘기를 듣게 되었다. 러시아와 벨라루시, 우크라이나는 한나라였다고 한다. 지금 국가가 나눠있는 부분에 대해서 러시아인으로서 많이 아쉬움이 있는 듯 보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말로 국경 근처(Near board)라는 의미이고, 벨라루시는 하얀 러시아(White Russia) 라는 것을 배웠다. 벨라루시는 지금 러시아와 관계가 좋아서 국경을 허물고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것 같은데, 우크라이나는 현 정권이 러시아와 사이가 좋지 못한것 같다. 이래저래 아픈 손가락인 것 같다.
우린 늦은 밤에도 러시아 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결국 상트페테부르크에 도착하였다. 재미있는 여행이 되길 기대한다!
D+17 상트 페테르부르크 / 빼제르 / St. Petersburg 도착!
아침 8시쯤 일어났다. 2등석 기차는 3등석에 비해 훨씬 아늑했다. 침대도 조금 길어서 다리를 맘껏 펴고 잘 수 있었다. 침대도 평평하게 잘때 불편하지 않았다. 어젯밤 러시아인과 수다를 떠느랴 좀 늦게 잤지만 그래도 잘 쉬고 일어난 기분이었다. 역시 2등석이란!
보통 모스크바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기차를 타고 오면 모스크바 역으로 도착한다고 한다. 신기하지 않은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는 모스크바 역이, 모스크바에는 빼제르역이 있다. 이는 해당 기차역에서 가는 기차의 최종 목적지를 기차역으로 정하는 방법 때문이라고 한다. 마치 우리나라 서울에는 부산역이 있고, 부산에는 서울역이 있는 꼴이다. 재미있지 않은가? 그런데 조금 생각해보면 매우 합리적인 네이밍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가 큰 만틈 모스크바에서 향하는 모든 방향에 역이 있다보니 고안된 방법인것 같다.
우리는 안타깝게도 모스크바역이 아니라, Ladozhskaya역에 도착하였다. 역은 그리 크지 않았고, 내부 공사중인 것 같다. 우린 숙소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을 찾았다. 모스크바역은 시내랑 가깝지만, 우리 역은 좀 먼 것 같다. 구글은 1 혹은 22번 버스를 타라고 하는데 구글 지도가 실내라서 그런지 우리위치를 잘 찾지 못한다. 어렵게 역 출구를 찾아 버스정류장 근처에 도착했다. 역시나 택시 호객행위 하는 기사가 있었고, 우리는 택시 기사를 향해 'No~'를 외치며 정류장을 찾기 위해 두리번 거리는 찰나.. 어떤 러시아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도와주겠다며 우리 구글맵을 보셨다. 맵을 한참 보더니 따라오라며 길을 알려줬다. 음.. 왠지 불길하다.
역시 다시 역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우리의 출발지점을 도착지라 생각하시고 알려주신것 같다. 그래도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우리는 원래 그자리로 돌아와 바로 옆에 있는 정류장을 찾았다.
조금 기다리니 저기 22번 버스가 보인다. 앗 그런데 버스긴 한데 트램처럼 안테나가 있다. 음 그냥 버스가 아니군. 어쨋든 22번 버스가 왔다. 헉 사람이 엄청 많다...우리는 배낭이 한가득인데.. 아 다행히 대부분 역에서 내린다.
이 버스는 차장이 함께 타고 있다. 요금을 지불하니 일련번호가 적혀 있는 티켓을 준다. 아마 영수증 같은 것이 아닐까한다. 갑자기 버스가 원래 방향과 다른 쪽으로 방향을 튼다. 이상함을 느끼고 뭔가 말을 하려고 하자, 차장이와서는 우리 목적지를 물어본다. 지도로 우리 목적지를 보여주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을 시켜준다. 음 우리는 일단 믿어보기로 했다. 다행히 우리 목적지로 갔지만 뭔가 특이했다.
정류장에서 내려 지도를 따라 숙소로 걸어갔다. 무거운 배낭을 매고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숙소에 가고 싶었다. 구글 지도가 알려준 우리 숙소인 레몬에이드에 도착했는데, 입구나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 분명 이건물이 맞는데.. 아 입구가 열려 있어서 간판을 보지 못했다. 우리는 11시쯤 도착했는데, 1시부터나 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하여 우선 허기진 배를 달래러 근처 식당을 가기로 하였다.
호스텔은 아주 맘에 들었다. 친절한 직원들도 맘에 들었지만, 부엌과 공용공간이 지금까지의 숙소에 비해서 조금더 활기찬 분위기였다. 호스텔 직원에게 몇군데 러시아 전통식당을 추천받고 찾아가던길에 우리는 수제햄버거집 앞에 멈춰섰다. 느끼한 치즈에 페티가 올라간 햄버거와 열량높은 감자튀김이 너무 그리웠던 것이다. 두말할것도 없이 둘은 햄버거집으로 들어갔고, 맥주한 잔과 햄버거를 후딱 먹어 해치웠다.
BB&BURGER 햄버거가 먹고 싶은 분은 이곳을 추천한다. 모스크바의 햄버거도 맛있었지만, 이곳도 훌륭했다. 재미 있는 캐치 프레이즈들도 눈에 띈다. 'Life is too short to be hungry!'란 Python의 캐치 프레이즈가 떠올랐다.
식사를 마치고 어젯밤 러시아인에게 설명 들었던 여름정원을 구경하기 위해 폰탄카 강을 따라 거닐었다. 성 미셀 궁전 앞에 표도르 1세 동상이 있다.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안 사실이지만, 표도르, 피터, 페드로, Fedor, Peter 가 모두 동일한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Petersburg도 표도르의 Peter와 도시를 뜻하는 Burg의 합성어로 피터의 도시를 뜻한다는 것을 알았다. 즉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피터의 도시, 표도르의 도시였던 것이다. 그만큼 그를 기리는 것들이 많이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수도로 옮긴 표도르 1세(Peter the Great)는 유럽의 조각들을 좋아해서 이 여름 궁전에는 많은 조각들이 있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공원의 조각들을 성미셀 궁전으로 치운다고 하는데, 아직 치우지 않아서 다행히 우리는 구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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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M PRESS TORONTO 12월호,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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