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여름날의 속삭임 – 보사노바 (Bossa N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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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2,896회 작성일 19-08-27 15:30본문
독특한 문화의 교차점, 브라질 음악
빌라 로보스
브라질의 대중음악을 소개하기에 앞서 브라질 출신의 인기 작곡가였던 빌라 로보스 (Heitor Villa Lobos 1887 ~ 1957)를 소개한다. 그는 브라질의 클래식 음악 작곡가로서 과학 탐험대를 따라 브라질 벽지에 들어가 토민의 풍속ㆍ민요 등을 연구하여 민요 수집과 작곡을 시작, 작품에 민족적 특징을 반영시켰다. 유럽에 유학 후, 파리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각지에서 지휘, 음악 교육에 공헌이 크며 5편의 교향악곡 및 1천 3백여의 작곡이 있다. 그중에서도 바흐에게 바친 브라질풍의 바흐 《Bachiana Brasilecra No. 1(1930)》는 남미의 아름다운 정서가 넘쳐나는 독창적인 작품으로 유명하다.
삼바와 브라질
브라질의 대중문화를 소개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화려한 카니발 축제 퍼레이드와 그 속에서 빛나는 현란한 삼바 춤의 향연일 것이다. 삼바는 브라질의 빈민촌에 거주하던 아프리카 흑인들에 의해 하층 문화로 시작되었다. 빠른 템포와 강렬한 리듬, 여기에 현란한 춤까지 가미된 삼바는 중산층 이상의 엘리트 사회에는 호응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1950년대를 지나 브라질을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 상품으로 발전하여 대중문화화되었다. 또한 격정적인 춤에 맞춰진 삼바 리듬의 템포를 완화하고 노래 부르기 쉬운 로맨틱한 멜로디로 변환된 삼바 캉성 (삼바 노래)이 나타나면서 삼바의 대중화가 가속되었다.
보사노바는 이러한 삼바 캉성에 보다 새로운 감각이 더해진 음악이었다. 삼바가 지니지 못한 우아한 선율과 시적인 노랫말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지식층들에 의해 새로운 문화로 확산되어 갔다. 보사노바(Bossa Nova)란 '새로운 경향' '새로운 감각'을 뜻하는 포르투갈어이다.
1952년경부터 브라질에서 싹트기 시작했으나 조니 알프가 스타일을 만들고, 1955년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빌리 브랑코와 공동으로 내놓은 최초의 보사노바 ‘태양의 찬가’를 발표함으로써 일약 유명해졌다.조빔은 다시 가수 주앙 질베르토 등과 함께 보사노바를 보급해 1958년경에는 브라질의 포퓰러 음악계를 주도하였다. 1960년대에 들어서는, 다른 나라에서도 모던재즈 연주자들의 대부분이 이 리듬으로 연주하게 되고 마침내 세계적인 유행을 가져왔다. 보사노바는 삼바의 아류로서 미국의 쿨 재즈(cool jazz)가 가미되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이렇게 가사와 곡조가 모두 지적이며 차분한 경향을 띠고 있는 보사노바는 삼바에 모던재즈의 감각이 가미되어 발달한 새로운 포퓰러 음악으로 인기를 얻으며, 전 세계 각 나라의 민속 음악과 대중음악 등이 결합하여, 보사노바 어원처럼 ‘새로운 경향‘, ‘새로운 감각’의 음악으로 계속해서 진화되고 있다.
보사노바가 세계인의 관심을 끌 게 된 것은 1950년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과 루이스 봉 파(Luis Bonfa)가 영화 〈흑인 오르페〉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었다. 이후 조앙 질베르뚜(Joao Gilberto)와 아스뜨루드 질베르뚜(Astrud Gilberto) 부부가 보사노바 보컬 가수로 성공하였고, 스탄 게츠(Stan Cetz)가 미국에 소개하면서 보사노바는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특히, 아스뜨루드 질베르뚜의 노래 〈이빠네마의 소녀(A garota de Ipanema)〉는 금세기 라틴 아메리카의 모든 노래 중에서 20위 안에 들 정도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조앙 질베르뚜는 보사노바라는 새로운 감각의 리듬을 만들어 낸 인물이다. 50년대 후반 무명의 신인 뮤지션이었던 그가 음악에 대한 독특한 감각과 고집으로 완성해 낸 리듬 패턴이 바로 보사노바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보사노바의 선구자로 불리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조빔이 늘 그의 곁에 있었다. 질베르뚜는 극단적인 개성을 지닌 인물이었다. 보사노바 리듬을 완성해 낼 때 며칠 동안 욕실에 틀어박혀 기타와 씨름했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고집스럽고 모난 성격은 적지 않은 일화들을 남기고 있다. 기타 한 대로 보사노바라는 이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낸 인물답게 그는 놀라운 감각이 담긴 기타 연주로 조빔의 곡들을 마법 같은 매력을 담아 표현했다. 또한 나긋한 음성으로 속삭이듯 노래하는 그의 보컬 스타일은 현재까지도 브라질의 많은 보사노바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또 다른 뛰어난 보사노바 예술가인 쉬꾸 부아르끼(Chico Buarque)는 1960년대 이래 가장 세련된 브라질 작사가라 할 수 있다. 뛰어난 시적 재능을 가지고, 작사뿐 아니라 직접 노래도 했으며 노래의 내용 때문에 당시 군부의 검열에 자주 경고를 받았다. 보사노바는 한때 락 음악에 밀려 잊혔으나, 1980년대에 들어 브라질에서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고, 특히 나이지리아 출신 여가수 샤데이(Sade)를 통해 다시 각광을 받았다.
연주 혹은 노래를 위한 삼바와 보사노바는 하얀 모래밭과 야자수 우거진 푸른 해변을 연상시키는 느린 박자인데, 삼바보다 더 나른한 보사노바의 졸린 듯한 창법은 전 세계의 많은 가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대표적인 보사노바풍의 가요는 최성수(1988) <후인>, 장필순 <어느새>, 김현철<춘천 가는 기차>, 이소라 <청혼>, 이광조 <즐거운 인생>등이 있다.
송 정 호 <음악칼럼니스트> e-mail: mikesong0713@yahoo.com
컨텐츠 송정호 /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hsong0713
필자인 송정호씨는 음악칼럼니스트로서 중앙일보와 한국일보 등의 주요 일간지에 음악 칼럼을 연재했으며, 한국에서 폴리그램, EMI, 워너뮤직 등 굵직한 음반회사의 마케팅 팀장을 지냈습니다. 현재 ‘테마로 떠나는 음악여행’이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음악강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빌라 로보스
브라질의 대중음악을 소개하기에 앞서 브라질 출신의 인기 작곡가였던 빌라 로보스 (Heitor Villa Lobos 1887 ~ 1957)를 소개한다. 그는 브라질의 클래식 음악 작곡가로서 과학 탐험대를 따라 브라질 벽지에 들어가 토민의 풍속ㆍ민요 등을 연구하여 민요 수집과 작곡을 시작, 작품에 민족적 특징을 반영시켰다. 유럽에 유학 후, 파리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각지에서 지휘, 음악 교육에 공헌이 크며 5편의 교향악곡 및 1천 3백여의 작곡이 있다. 그중에서도 바흐에게 바친 브라질풍의 바흐 《Bachiana Brasilecra No. 1(1930)》는 남미의 아름다운 정서가 넘쳐나는 독창적인 작품으로 유명하다.
삼바와 브라질
브라질의 대중문화를 소개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화려한 카니발 축제 퍼레이드와 그 속에서 빛나는 현란한 삼바 춤의 향연일 것이다. 삼바는 브라질의 빈민촌에 거주하던 아프리카 흑인들에 의해 하층 문화로 시작되었다. 빠른 템포와 강렬한 리듬, 여기에 현란한 춤까지 가미된 삼바는 중산층 이상의 엘리트 사회에는 호응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1950년대를 지나 브라질을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 상품으로 발전하여 대중문화화되었다. 또한 격정적인 춤에 맞춰진 삼바 리듬의 템포를 완화하고 노래 부르기 쉬운 로맨틱한 멜로디로 변환된 삼바 캉성 (삼바 노래)이 나타나면서 삼바의 대중화가 가속되었다.
1952년경부터 브라질에서 싹트기 시작했으나 조니 알프가 스타일을 만들고, 1955년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빌리 브랑코와 공동으로 내놓은 최초의 보사노바 ‘태양의 찬가’를 발표함으로써 일약 유명해졌다.조빔은 다시 가수 주앙 질베르토 등과 함께 보사노바를 보급해 1958년경에는 브라질의 포퓰러 음악계를 주도하였다. 1960년대에 들어서는, 다른 나라에서도 모던재즈 연주자들의 대부분이 이 리듬으로 연주하게 되고 마침내 세계적인 유행을 가져왔다. 보사노바는 삼바의 아류로서 미국의 쿨 재즈(cool jazz)가 가미되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이렇게 가사와 곡조가 모두 지적이며 차분한 경향을 띠고 있는 보사노바는 삼바에 모던재즈의 감각이 가미되어 발달한 새로운 포퓰러 음악으로 인기를 얻으며, 전 세계 각 나라의 민속 음악과 대중음악 등이 결합하여, 보사노바 어원처럼 ‘새로운 경향‘, ‘새로운 감각’의 음악으로 계속해서 진화되고 있다.
보사노바가 세계인의 관심을 끌 게 된 것은 1950년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과 루이스 봉 파(Luis Bonfa)가 영화 〈흑인 오르페〉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었다. 이후 조앙 질베르뚜(Joao Gilberto)와 아스뜨루드 질베르뚜(Astrud Gilberto) 부부가 보사노바 보컬 가수로 성공하였고, 스탄 게츠(Stan Cetz)가 미국에 소개하면서 보사노바는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특히, 아스뜨루드 질베르뚜의 노래 〈이빠네마의 소녀(A garota de Ipanema)〉는 금세기 라틴 아메리카의 모든 노래 중에서 20위 안에 들 정도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조앙 질베르뚜는 보사노바라는 새로운 감각의 리듬을 만들어 낸 인물이다. 50년대 후반 무명의 신인 뮤지션이었던 그가 음악에 대한 독특한 감각과 고집으로 완성해 낸 리듬 패턴이 바로 보사노바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보사노바의 선구자로 불리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조빔이 늘 그의 곁에 있었다. 질베르뚜는 극단적인 개성을 지닌 인물이었다. 보사노바 리듬을 완성해 낼 때 며칠 동안 욕실에 틀어박혀 기타와 씨름했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고집스럽고 모난 성격은 적지 않은 일화들을 남기고 있다. 기타 한 대로 보사노바라는 이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낸 인물답게 그는 놀라운 감각이 담긴 기타 연주로 조빔의 곡들을 마법 같은 매력을 담아 표현했다. 또한 나긋한 음성으로 속삭이듯 노래하는 그의 보컬 스타일은 현재까지도 브라질의 많은 보사노바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또 다른 뛰어난 보사노바 예술가인 쉬꾸 부아르끼(Chico Buarque)는 1960년대 이래 가장 세련된 브라질 작사가라 할 수 있다. 뛰어난 시적 재능을 가지고, 작사뿐 아니라 직접 노래도 했으며 노래의 내용 때문에 당시 군부의 검열에 자주 경고를 받았다. 보사노바는 한때 락 음악에 밀려 잊혔으나, 1980년대에 들어 브라질에서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고, 특히 나이지리아 출신 여가수 샤데이(Sade)를 통해 다시 각광을 받았다.
연주 혹은 노래를 위한 삼바와 보사노바는 하얀 모래밭과 야자수 우거진 푸른 해변을 연상시키는 느린 박자인데, 삼바보다 더 나른한 보사노바의 졸린 듯한 창법은 전 세계의 많은 가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대표적인 보사노바풍의 가요는 최성수(1988) <후인>, 장필순 <어느새>, 김현철<춘천 가는 기차>, 이소라 <청혼>, 이광조 <즐거운 인생>등이 있다.
송 정 호 <음악칼럼니스트> e-mail: mikesong0713@yahoo.com
컨텐츠 송정호 /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hsong0713
필자인 송정호씨는 음악칼럼니스트로서 중앙일보와 한국일보 등의 주요 일간지에 음악 칼럼을 연재했으며, 한국에서 폴리그램, EMI, 워너뮤직 등 굵직한 음반회사의 마케팅 팀장을 지냈습니다. 현재 ‘테마로 떠나는 음악여행’이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음악강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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