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총리, 트럼프 시위진압 질문에 21초간 한숨 쉬며 말문 막혀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난감해 하며 말문을 열지 못하는 모습이 그대로 생중계됐습니다. 2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에 일어난 일로, CBC방송 기자가 해당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동안 총리께서는 미국 대통령의 말과 행동에 관련해 코멘트하기를 꺼려 왔습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겨냥해 군사 행동을 언급했고 어제의 경우 사진을 찍는 홍보 행사에 가기 위한 길을 트기 위해 최루가스가 동원,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이를 대해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라고 기자가 질문을 끝내자 트뤼도 총리는 곤란한 표정과 함께 적당한 단어를 찾기 위한 듯 정면을 응시하며 한숨을 쉬는 등 21초간 말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평소 트뤼도 총리는 질문에 곧바로 답을 하는 편이기에 캐나다 전역에 생중계된 난처해 하는 캐나다 총리의 모습은 국민들에게는 다소 낯선 모습이었는데요. 21초간의 침묵 끝에 트뤼도 총리는 답변을 시작했습니다. 

“우리 모두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두려움과 실망 속에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모두가 협력하여 경청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캐나다인들에게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단 걸 깨달아야 할 때입니다. 흑인 캐나다인과 유색인종 캐나다인들은 매일 차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 중 대다수가 이런 사실을 보지 못합니다. 이것은 유색 인종 캐나다인에게 살아있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찾아야 합니다. 이번 정부가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일을 해왔지만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매우 많습니다. 차별받는 캐나다인들을 매일 보고 있으니까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기까지 걸린 21초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트뤼도 총리의 고민의 시간으로 해석됩니다. 이같은 답변에 각 국 언론은 '현명한' 대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토론토대학교의 넬슨 와이즈먼 교수와 AP통신은 "트뤼도 총리는 이런 질문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의 대답은 트럼프를 언급하지 않았은 채 트럼프를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출처: NBC NEWS | YOUTUBE